Page 280 - 제6권
P. 280
자로 지정되었다. 김영철은 뛰어난 기예를 보였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판줄이 아닌 20세기 들어 극장
공연에 맞게 변화된 도막줄을 연행하고 있었다. 현재는 김영철의 제자인 김대균(金大均·1967~ )이
판줄을 복원하여 광대줄타기 예능보유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랑예인 계통 어름줄타기는 남사당패에
의해 전승되다가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남사당놀이에 포함되었다.
(4) 솟대타기(쌍줄백이)
솟대타기란 솟대타기 연희자(솟대쟁이)가 어릿광대를 대동하고, 솟대와 같은 장대 위에 올라가거
나 신체의 일부로 솟대를 지탱하며 곡예를 하는 연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도로심장(都盧
尋橦), 도로장(都盧橦), 상간(上竿), 간희(竿戱), 장간희(長竿戱) 등의 용어를 사용했으며 명나라 동월
의 『조선부(朝鮮賦)』에서는 솟대타기를 섭독교(躡獨趫)라고 표현했다. 조선 숙종대 간행된 『역어유해
(譯語類解)』에서는 솟대타기를 상간, 연간(緣竿)이라 불렀다. 솟대쟁이패 출신으로 남사당패의 일원
이 되었던 송순갑(宋淳甲·1912~2001)의 증언에 따르면 솟대쟁이패의 공연 종목은 풍물·땅재주·
얼른·줄타기·병신굿·솟대타기 등의 여섯 가지였다. 그 중 솟대타기는 조선 후기 쌍줄백이라고도
불렀는데, 높은 장대 위에 오늘날의 평행봉 너비의 2가닥 줄을 양편으로 장치하고 줄 위에서 물구나
무서기, 두 손 걷기, 한 손 걷기, 고물 묻히기(줄 위를 빙글빙글 구르기) 등의 기예가 있었다고 한다.
쌍줄백이는 줄을 매는 장대도 다르고 줄에서 하는 기예도 다르다는 점에서 오늘날 줄타기와는 구별
된다. 솟대타기의 줄 기예가 쌍줄백이로 불린 이유는 솟대에 연결된 두 줄이 연희공간으로 확대되었
기 때문이라 한다.
(5) 버나돌리기(접시돌리기)
남사당패의 두 번째 재주로 대접과 쳇바퀴·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놀이이다. 1964
년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버나는 지름 30~35㎝, 두께 3~4㎝쯤 되는 쳇바퀴로 양쪽에
헝겊을 여러 겹 덧바르고 가운데에는 가죽을 둥글게 오려붙인 것이다. 버나놀이에서는 주로 버나를
돌리므로 놀이 자체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다. 연희시간은 30분 내외인데, 버나뿐 아니라 대접이
나 대야 등을 막대기나 담뱃대·칼·얼레 등에 얹어 돌린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막대기와 담뱃대
를 이어 붙이고 그 위에 물건을 얹어 돌리는 묘기를 보이기도 한다. 놀이는 먼저 덩덕궁이 장단을 2
∼3분 친 뒤에 버나잡이와 상대역 소리꾼인 매호씨(어릿광대)가 ‘매화타령’을 부르고, 이어서 버나·
대야·대접 등을 돌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버나를 돌릴 때에는 그 동작에 따라 열다섯 가지의 사위가
오산시사
있는데, 각 사위가 바뀔 때마다 버나잡이와 매호씨는 재담을 주고받아 흥취를 돋운다. 열다섯 가지
사위 이름은 다음과 같다. ① 던질 사위 ② 때릴 사위 ③ 다리사위 ④ 무지개사위 ⑤ 자새 버나 ⑥ 칼
제 버나 ⑦ 바늘 버나 ⑧ 도깨비 대동강 건너가기 ⑨ 정봉산성 ⑩ 단발령 넘는 사위 ⑪ 삼동 ⑫ 놋대야
6
권
돌리기 ⑬ 낙화사위 ⑭ 꼬바리 사위 ⑮ 물주리 사위 등이다. 한편 반주음악으로 덩덕궁이와 자진가락
이 연주되며, 소리로는 산염불이나 매화타령을 부른다. 반주에 사용되는 악기는 꽹과리·징·북·장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