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8 - 제6권
P. 278

정현석의 『교방가요』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조선 말엽에 유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1910년 이후에는
                  기방(기생집)에서 성행하였다. 한량무에는 악사·한량·승려·색시·주모·별감·상좌·마당쇠가

                  등장하는데, 배역에 따라 성격이 다른 춤사위와 옷차림으로 구성된다. 한량의 경우에는 도포에 정자
                  관을 쓰고, 별감은 궁중별관복을 입고, 색시는 궁중기생옷으로 몽두리에 색한삼을 끼고 족두리를 쓴

                  다. 승려는 승복에 가사를 매고 작은 방갓을 쓴다. 내용은 타락한 선비, 파계한 중, 정조 없는 색시,
                  게으른 관리 등을 응징하는 조선시대의 퇴폐성을 풍자하고 있다. 한량무는 우리나라 가면극 중 기녀

                  계에서 연희되던 최초의 극형식 춤으로 역동성, 남성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남성춤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궁중계의 춤도 아니고 순수한 민속춤도 아닌 교방계류의 무용극이라는 데 의미

                  가 있다.





                  2) 재인청 연희
                    재인청에 소속된 재인이나 광대는 중국 사신 영접행사, 과거급제자 축하잔치인 문희연·은영연,

                  나례(儺禮), 동제(洞祭), 임금이 선왕의 위패를 종묘에 모시는 부묘(祔廟)를 마치고 궁중으로 돌아올

                  때, 왕의 각종 행차 시, 지방의 새 감사 부임을 환영할 때 등 각종 행사에 동원되어 전통연희를 담당
                  했다. 재인청 출신들은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도 전통연희들을 계승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 연희들 가운데 단절되었거나 지금도 계승되고 있는 놀이들을 정리해 싣는다.




                    (1) 우희(優戲)

                    배우의 놀이라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배우희(俳優戱)나 창우희(倡優戱)라 불렀다. ‘문종실록’에서는

                  ‘웃고 희학하는 놀이라는 뜻의 소학지희(笑謔之戱)라 불렀다. 재담으로 사람을 웃기고, 풍자적이고
                  비판적인 연극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사신 영접 행사, 문희연 등에서는 반드시 행하여졌다고 한다. 왕
                  의 앞에서, 민간에서도 광범위하게 연행됐는데 유학자나 유학을 풍자하는 연기가 널리 펼쳐졌다 한

                  다. 연희 양상에 따라 인물과 짐승소리 등을 흉내내거나 왕과 관리 등의 시사사건 등을 풍자했다 한다.



                    (2) 만연어룡지희(蔓延魚龍之戱)


                    조선시대 성종(成宗) 19년(1488년) 명나라 사신으로 조선에 왔던 동월(董越)이 쓴 『조선부(朝鮮賦)』
                  에 서울 광화문 앞에 산대를 쌓아놓고 ‘만연어룡지희’를 공연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오산시사
                  나와 있지 않다. 중국의 『한서(漢書)』 『진서(晉書)』 등에 나타난 기록에 따르면 만연어룡지희는 황금을

                  토한다고 해서 함리(含利)라고 불리던 상서로운 동물이 외눈박이 물고기인 비목어(比目魚)로 변한 뒤

      제           다시 용으로 변하는 동물가장가면희이다. 재인들은 함리나 비목어, 용의 모형과 가면을 이용하여 공
      6
      권           연을 했다고 한다. 만연어룡지희는 중국 황제의 장수를 기원하는 중국 전통 환술의 한 부분으로 어룡
                  만연지희(魚龍蔓延之戱), 만연지희(蔓延之戱), 어룡희(魚龍戱)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276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281   282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