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오산문화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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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서울에 서서히 봄기운이 느껴질 무렵,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는 많은 상춘
객들을 불러모으는 꽃 축제가 찾아온
다. 그중 이른 봄에 펼쳐지는 꽃 축제
의 주인공은 바로 산수유이다. 산수유
는 3, 4월에 걸쳐 꽃이 먼저 피고 뒤따
라 잎이 난 뒤, 10월에 열매를 맺는다.
3월 중순, 나는 카메라와 함께 자전거
산책길로 자주 찾아가는 맑음터 공원
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산수유, 매화,
벚꽃, 장미 등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
다. 이 중 가장 먼저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이 산수유이다.
맑음터 공원 입구에 있는 산수유 나무
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막 꽃망울을
터트린 작고 여린 노란 꽃들이 피어나
고 있었다. 자연의 변화가 느껴지는 참
으로 경이로운 순간이기도 하다.
사진가는 꽃을 보면서도 여러 촬영 조건들의 조합을 생각한다.
산수유 나무에 뻗은 여러 가지 중, 어느 가지의 꽃을 사진에 담
아야 가장 아름다운 사진이 완성될까 하는 고민이 바로 그 중
하나이다. 아마 꽃을 찍으려고 할 때 모두들 한 번쯤 해 본 고민
일 것이다. 그렇다면 꽃을 예쁘게 담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고
려해야 할까? 지금까지 사진을 촬영하면서 얻은 나름대로의 경
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았다.
먼저 날씨이다. 꽃은 파란 하늘이 펼쳐진 맑은 날 더 밝고 선명
한 자태를 담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배경이다. 주제가 되는 꽃을 더 돋보이게 하려면 하
늘이나, 어두운 그늘 등 단순한 배경에서 찍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구도이다. 사진은 프레임이다. 즉 사각의 틀 안에, 주
제를 어느 곳에 조화롭게 위치 시키느냐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다. 주 피사체와 조화를 이루는 보조 피사체의 활
용으로 새롭게 구도를 잡거나, 빛이 내려오는 방향으로 여백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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