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전시가이드 2023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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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Fendi 162.2×130.3cm                             Jesus-My Love





         자기 안의 Sublime-확장의 가능성들                         적 삶을 지향한다. 양시영 작가가 해외 레지던시와 전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작품만으로 판단하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함이다. 작가의 작품만 봤을 땐 우리
        양시영 작가                                          는 그가 어떤 상태인지 전혀 인지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예술 작품
                                                        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소통 능력을 발달시켰고, 둘째, 선천적 결핍에
                                                        의한 순수감정을 직관적 창작으로 전환시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다양한 창작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물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양시영의 작업은 영혼을 발견하는 ‘Soul-Making’의
                                                        과정이며, 전시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확립하는 ‘독립된 개체 형성의 장(場)’이
        삼청동에 자리한 갤러리1(대표 최사라)에서는 10월4일부터 31일까지 《장르      라고 할 수 있다. 신표현적 에너지(New-Expressive Energy)와 판타지를 탁
        양시영 'Genre: Yang Si Young'》 전시를 미국 뉴욕전시와 더불어 개최한다.   월한 조형성으로 터치함으로써, 독립적인 작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인 셈이다.
        작위적이지 않은 그 자체의 영혼그림을 그리는 양시영은 영감이 없으면 창의
        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 순수한 직관을 치열한 정면응시로 이뤄내는 작가       영혼의 그림, 영감으로의 길
        다. 디테일이나 기술보다 ‘자신이 직관한 대상 그대로를 순수한 에너지로 풀어
        내는 작업들’, 편견만 배제된다면 작가의 나이나 프로필은 전혀 고려되지 않을      양시영의 인물들은 내면의 가능성을 외연으로 확장해 ‘자신’을 벗어난 ‘영적
        작품이다. 양시영 작가는 구상성 있는 인물 외에도 꽃이나 경험한 도시의 외       세계-직관한 대상 인물’ 등을 끊임없이 증식시키는 ‘창작의 확장’을 보여준다.
        적 에너지를 마음이 닿는 대로 표현한다. 대상 인물의 특징은 눈을 감지 않고      과감한 표현은 스케치나 계획에 따른 일반 작가들과 다른, 초현실주의와 아르
        치열하게 세상을 응시한다는 점이다. 많은 인물들이 늘 곁을 지키는 양작가의       브뤼(Surrealism and Arbrue)가 좇고자 하는 ‘순수한 내면의 표출’이다. 미학
        어머니를 닮았다. ‘장르 양시영’ ‘양시영 화풍’ 같이 자기 개성화의 길로 끌어주   자 안느 수리오(Anne Souriau)는 ‘표현(expression)’을 “지각적이고 감각적
        기 위한 ‘어머니의 노력’은 하나의 방향을 향한다. 공공재(公共材)로서의 양시     이며 물질적 행위에 의해서 외부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삶
        영이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을 여는 것, 선입견이 배재 된 ‘독립 존재로서의 양    에 속하는 정신적 에너지가 추상적인 사고나 아이디어로 표명되는 것이며, 심
        시영 작가’로 우뚝 서는 것이다. 흔히 자폐 스펙트럼 작가들의 예술활동은 에      리적인 상태를 외부에서 보이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양시영의 작업은 절대적
        너지가 자기 안에 집중돼 있어 타인과의 소통이 불편하지만, 양시영은 새로운       인 주관성에 의존하는 감성 표현으로, ‘색채들의 강도-섬세한 선과 터치-창작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고 크기 제한이 없는 500호까지 확장된 ‘자기      의 제스처와 작업과정’ 등이 ‘무계획의 순수’ 속에서 솔직하게 드러나는 것이
        세계의 가능성’에 늘 도전한다.                               다. 이는 일반 작가들의 고의적인 결핍과 구별돼야 한다. 일반 작가들이 중성
                                                        적이고 상징적인 몇몇 대상물을 반복해 제시함으로써 자신을 정의하는 것과
        작가의 에너지는 관찰된 대상에 집중해 있어 무한한 세계를 펼쳐낼 수 있다.       는 전혀 다른 창작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단 한 점도 동일한 작품이 존재하지 않는 ‘창의성 넘치는 개성화’를 이루
        어낸다. 작가는 자신만의 신화나 이미지 창출이 아닌, 타인과 어우러진 예술       광주의 작은 교회공동체를 10살 때부터 다니면서 세상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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