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3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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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카이로 이집트 국립박물관 전경










        단청과 이집트                                         매트, 상자, 샌들 등 다양한 생활용품의 재료로 쓰였다. 그 외에도 한데 묶어서
                                                        건축용 기둥으로도 쓰였으며, 그 모양을 본뜬 석주인 파피루스 기둥도 있다.
        파피루스(Papyrus) 그림                                파피루스는 종이를 뜻하는 paper의 어원이지만 종이와는 만드는 방식에서

                                                        현격히 다르다. 파피루스는 기본적으로 수초의 껍질을 말려서 편 것이지만,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중국의 종이는 식물의 섬유질을 물에 풀어 체로 걸러낸 것이다. 즉 파피루스
                                                        의 제조법은 줄기를 얇게 갈라 앞면은 가로로, 뒷면은 세로로 늘어놓고, 앞뒷
                                                        면 전체를 세게 두들겨 얇게 펴서 건조하는 방식이다. 용도에 따라 옆으로 적
                                                        당한 길이로 이어서 사용했다. 이러한 파피루스에 쓰인 서체로는 히에로글리
                                                        프(hieroglyph)가 있으며, 특히 종교 문서일 때는 주로 신관에 의해 쓰인 서체
                                                        인 히에라틱(hieratic)이나 민중 문자인 데모틱(demotic)이 사용되기도 하였
        우리가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때 대체로 종이를 많이 쓴다. 종이는 고대      다. 보통 흑색 잉크나 적색 잉크를 사용하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횡서
        중국에서 처음 발명되었으며, 흔히 종이를 발명한 사람으로 알려진 채륜(蔡        를 하였으며, 적당한 폭을 한 페이지로 삼고 다른 페이지와의 사이에는 일정
        倫)에 의해 종이의 개량과 확산이 이루어졌다. 종이가 없었던 고대 서양에서       한 좁은 간격을 띄었다. 파피루스 문서는 명령, 보고, 회계, 의학, 기도문, 세속
        는 오랫동안 기록 매체로 종이를 대신하여 파피루스(papyrus)와 양피지를 사    적인 문학, 설계도 등 다양했으나 현존하는 것의 대부분은 '사자의 서(死者의
        용하였다. 중국의 제지술은 8세기경에 이슬람을 통해 서양으로 전파되었다.        書, Book of the Dead)'와 같은 종교 문서이고, 다양한 문양을 도안하여 다채
        그러나 17세기 이후 서양에서는 종이 생산을 기계화하여 대량 생산함으로써        로운 색상으로 화려하게 채색한 그림도 있다.
        동양을 앞서 나가기 시작하였으며, 동양에서는 19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서
        양식 기계화에 의한 종이가 대량 생산되었다.                        히에로글리프는 그리스어로 ‘새겨진 신성한 문자’라는 뜻으로 '성각(聖刻)문
                                                        자' 또는 '신성문자'를 뜻한다. 글자체는 그림으로 그려서 표의(表意) 혹은 표
        서양 문명에 영향을 끼친 고대 이집트 문명은 종이가 전파되기 전까지는 파피       음(表音)으로 사용했다. 고대 그리스인이 이집트 석조 건물의 벽면에 새겨진
        루스와 목판, 조개 껍질인 오스트라카(ostraca) 등에 기록을 했다. 그중 파피  문자를 지칭하면서 고대 이집트의 상형 문자만을 가리켰지만, 오늘날에는 히
        루스는 수초로 만든 일종의 종이와 그 종이에 문자를 기록한 문서까지를 말한       타이트, 크레타, 인더스, 마야, 아즈테카, 이스터섬 등 타 지역에서 사용된 비슷
        다. 고대 이집트로부터 9세기경까지 서양에서 기록을 하는 재료로서 파피루        한 종류의 문자들도 히에로글리프에 포함시키고 있다. 고대 이집트 문자인 히
        스가 널리 사용되었으나, 중국에서 종이 제조법이 전파됨에 따라 점차 사라지       에로글리프, 히에라틱, 데모틱 등 세 종류의 서체 중 히에로글리프는 상형문
        게 되었다. 지금은 파피루스라는 수초는 수단 쪽 나일강 상류에 주로 분포되어      자의 원형을 거의 완벽하게 간직하고 있는 서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널리 고
        있으나 고대에는 이집트의 나일강 전역에 무성하였으며, 그 줄기는 그물이나        대 이집트 문자 전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기원전 3100년경 제1왕조 시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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