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2022년 03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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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100x100cm, Collage, Acrylic on Korean paper, 2022






                                   2022. 3. 4 – 3. 17 갤러리내일 (T.02-391-5458, 새문안로)




            이미연 초대전                                         생각했다.  즉  동양화에  있어서  첫  번째  요건인  <기운생동>의  생명력을

                                                            나타낼  수  있는  나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은  것이었다.  색과  형태는  보는
                                                            이에게 첫인상을 결정짓게 하는, 화면을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글 : 이미연 작가노트
                                                            전통적으로 한지 위에 붓으로 선을 긋는 것으로 시작하는 동양화는 <선의
                                                            예술>이라  불리며  불교,  유교의  영향으로  색의  사용과  덧칠  그림이  극히
            나는 50년 이상 종이 위에 작업 해 오고 있다. 15세 때 전통 한국화를 배우기   절제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시작하여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한지  Hanji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다. 젊은 시절 10년간 머물던 유럽에서는 캔버스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나의 작품 속엔 기독교인으로의 가치관이 나타난다고 본다. 규율과
            다시 한지를 선택했다. 내가 현재 사용하는 장지는 한지를 2, 3겹으로 겹쳐      전통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색과  형태로  한지의  물성을  이용하여  나의
            제작한 것으로 작업의 지지대 support/canvas 가 된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화면 위에 자유로운 색과 선, 형태와 면은
            Collage의 기법은 <붙이다>라는 의미이지만 나의 작업방식인 도침이라는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혹는  직접적으로  의식적으로  소통이
            방법은 덧대려는 한지 조각을 세게 때려서 섬유질이 뭉쳐지게 하도록 한다.        가능한 매체로 나타나게 되고 그 지향점은 언제나 솔직한 신앙적 자세를 잃지
            한지는 찢어지기도, 구겨지기도 하며 하나로 뭉쳐지기도 하는 유연성을 지닌        않는 것이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말씀은
            것이다.                                            나의 작업에 결정적 기준이 된다.
            나의 작품은 붙이기, 칠하기, 선 긋기, 띁어내기의 제작과정을 거쳐 진행되는데     Hanji의 질기면서도 찢어지기 쉽고, 구겨지기도 하는 속성을 이용하여 Hanji
            그것이  인생길에  걸쳐  겪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것은  인간이   가 보일 수 있는 현상을 계속해서 탐구해 나가는 것이다.
            호흡을  통해  생명을  이어가는  과정  같이  들숨과  날숨의  반복과도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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