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2022년 03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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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 72.7×60.6cm, Oil on canvas, 2021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
                                                                 91×116.7cm, Oil on canvas, 2021




                            2022. 3. 3 – 4. 2 비디갤러리 (T.02-3789-3872, 명동역 3번출구)




                                           작가는 여행을 통해 익숙한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풍광과 일상을 마주하고 돌아와
                                         시간이 지나 인상 깊었던 기억의 잔상을 그린다.



         THE COLORS OF OUR SEASONS                      머무는 자리’ 시리즈 속 꽃과 나뭇가지, 돌, 배경, 등 부분적 소재는 완전히 서로
                                                        다른 이미지가 재결합된 리얼리티한 사실적 실경이다. 화면 전체는 여행자의 “
        김기택 초대전                                         기억이 머무는 자리” 와 같은 현실적 공간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비현실적인
                                                        상상의  이미지가  상호  작용하는  기억의  조각들을  재배치시킨  구성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고 더 나아가 설레게까지 하는 독특한 화법은 김기택 작가의
        글 : 비디갤러리 제공
                                                        오랜 내공이 담긴 결과물이다. 김기택 작가의 ‘기억이 머무는 자리’ 시리즈
                                                        작품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표현되었지만 캔버스 속 요소들 모두가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로 하여금 친숙한 소재, 익숙함 속
        오래 살피다 보면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아름다움이 보이고 그러한 사소한        설렘, 시각적 즐거움 모두를 느끼게 한다. 자연의 모방에 근본을 삼아 대상의
        것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위해 작가는     관찰을 통해 재현적으로, 때로는 미적 감성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위적
        소재를 찾아 여행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사소한 들꽃, 바위, 나뭇가지    형상을 필요한 요소에 결부시켜 표현하기도 하는 작가의 작품 속에는 시간의
        하나라도 원하는 느낌이 살아있는 소재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태주       연속성과  공간의  동일성이  애매하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초현실적  요소는
        시인의 유명한 시 ‘풀꽃’ 중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환상적이고 꿈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보통 초현실적인 이미지 속 시,공간의
        너도  그렇다.”라는  구절에  많이  공감한다는  작가는  여행을  통해  익숙한   혼란은 일상적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제약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때로는
        곳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풍광과  일상을  마주하고  돌아와  시간이   호기심과  흥밋거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지나  인상  깊었던  기억의  잔상을  그린다.  김기택  작가의  작업은  여행자의   이러한 반응을 통하여 신선하고 매력적인 느낌을 받는다. 자연 속 아름다움의
        기억에 남아 있는 이미지의 잔상과 같은 원리의 과정이다. 기억을 돕기 위해       순간과  왕성한  생명력의  화려함을  표현하면서  또한  자연의  소재를  통해
        사진을 찍어 다양한 소재와 자료를 수집하여 그것을 작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생명의  부활과  사소한  것들에  대한  내재적  가치와  순리를  부각시키며,  각
        여행의 기억에 남아있는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김기택 작가만의         소재의 상징적 의미 보다는 이미지에 대한 본질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이  탄생하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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