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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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날것의 미학_디지털 프린트_2018             저 높은 곳을 향하여_디지털 프린트_2018       steps down_디지털 프린트_2019


         이혜연의 건축 사진                                     덕분에 현장 포크레인의 움직임이 발레리나의 동작처럼 느껴졌다. 이후 건설
        Cold Shadow                                     현장의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졌고 현장에서 한 컷, 지나가다 타워 크레인에서
                                                        한 컷, 오랫동안 방치된 건설 현장에서 한 컷, 이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재미가
                                                        느껴졌고 전시까지 오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익숙한 장소에
                                                        서 익숙한 것들을 다르게 느낄 때마다 렌즈에 담으려 한다. 사진 촬영 시 상황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을 메모하거나 간단한 제목을 붙여 기록하는데, 초반의 느낌과 달라지면 제외
                                                        시키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얻은 교훈은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기획 주
        전문적인 건축 사진작가도 있지만 업무나 취미로 건축을 찍는 사람도 있다.        제에 따라 일정 기간 내 촬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겠다는
        건축 사진이 매력적인 이유는 실재하는 이미지가 주는 실체적 경험 때문이다.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 사진작가들의 노하우도 연구 중이다.
        실내디자인, 건축계획을 전공한 이혜연 작가(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현장을
        다니면서 혹은 여행 중에 도시 속 건축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는데, 이       건축 사진은 이미지 중복의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를 모아서 Space Gyeol(정명선 관장)에서 <Cold Shadow>라는 제목으로 건  건축물, 특히 공공건물이나 공간을 찍을 경우 전문 작가의 사진 각도와 찍는
        축 사진전(2020.1.2.17.~12.24.)을 개최하였다. 건축 사진 전시는 처음이라 작  방법이 일견 좋아 보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답습할 경우 나타나는 문제일
        가를 만나 인터뷰하였다.                                   것이다. 이러한 학습 경험도 중요하나, 피사체인 건축에 대한 건축가의 디자인
                                                        컨셉이 무엇인지,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건축물의 초기 스케치나 투시도는 무
        업무 관련해서 건축 사진을 많이 찍었을 텐데, 전시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엇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등에도 관심을 두고 알아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기
        처음부터 전시를 목적으로 사진 찍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건축 사진전이        존 준공 사진과는 다른 각도와 시간, 계절에 건축물은 어떤 모습일지에 관심을
        완성된 건축물 위주라면, 내 건축 사진전은 완성을 향해 수많은 공정을 검증       가진다면 건축물의 또 다른 모습과 느낌들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내 학생들을
        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로서, 먼지 날리고 소음 가득한 건설 현       지도할 때에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공간의 투시도나 조감도 작업 시 새로운
        장의 거친 민낯을 보여준다.                                 공간감 부여에 계절이나 시간, 광량, 광선의 방향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축 사진 전문가와 아마추어 사진작가 간 차이가 있을 듯하다. 건축 사진 촬      이번 건축 사진전이 교수 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들었다. 건축 사진이 하
        영 시 무엇에 중점을 두는가?                                나의 장르로서 인정받기 위해 무엇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건축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나는 아직 초보라 할 수 있다. 건    기본적으로 디자인은 개인이 아닌, 클라이언트, 디자이너, 설치자의 팀 작업
        축이나 도시, 공간을 피사체로 찍을 때 공간디자인의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가       이다. 대부분의 순수미술은 개인에서 시작되고 끝나지만 디자인은 클라이언
        아니면 상상력을 동원하여 다른 대상이나 상황으로 피사체가 보이도록 할 것        트의 제의에서 시작된다. 특히 공간디자인은 분명한 공간의 목적 하에 예술적
        인가에 따라 각도나 광량, 주요 피사체 외에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담을 것인      감각과 공학적 기술에 의해 완성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반 전공
        가를 결정한다. 개인적으로는 앞의 방법을 즐겨 활용하는데, 특히 투시도로 모      자나 순수미술 분야 종사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잘 알지 못한다. 디자인이 작업
        습들을 담을 때가 많다. 투시도는 공간을 어떤 관점으로 보여주는가에 따른 결      이나 직업으로 정립되지 못했던 시절에는 논리적 사고의 결과로 디자인을 보
        과물로서, 일 점 혹은 이 점 투시도로 색, 재료, 조명에 의해 달라지는 공간감,   지 않고 개인의 감각에 의존하기도 했는데, 이런 경향은 아직도 잔존한다. 디
        shadow와 shade의 역할, 계절, 날씨, 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광의 광량,   자인을 공사의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디자인 비용에 대한 이해가 결
        강도, 확산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도시의 모습을 찍는다. 이후 이미지의 크기      여되어 디자이너들은 작업에 대한 보수나 보상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 공간
        나 비율, 색 보정 등을 통해 좀 더 구체화하거나 다르게 변환시키기도 한다. 촬    프로젝트로서 디자인 결과물 전시의 경우 어느 사이즈의 그림을 몇 장 전시했
        영한 사진 이미지가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번 사진들도        느냐는 식의 일반 순수미술과 같은 잣대로 디자인 전시에 대한 업적 평가가
        처음에는 현장 기록용으로 찍다가 현장의 소음 때문에 착용한 이어폰의 음악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평가기준이나 방법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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