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P. 32
김구현 컬럼
장-미셸 오토니엘, 2018년 캐나다 몬트리올미술관 초대전 ⓒADAGP
에스프리누보 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작가이다. 2015년 9월부터
2016년 2월 26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온실식물원≫에서 그의 대표
새로운 정신 작 『La Rose des Vents(바람의 장미)』를 설치했다. 같은 기간 동안 샌프란시
스코 시내에 위치한 ≪836M 갤러리≫에서 신작 『Peony, the Knot of Shame(
작약, 수줍음의 매듭)』과 함께 프랑스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 궁전≫ 정원에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설치된 『Les Belles Danses(아름다운 춤)』의 스케치와 수채화 작업들을 전시
했다. 2018년 상반기에는 그의 고향 ≪셍떼띠엔느 근·현대미술관≫에서 엄청
난 크기의 대작 『거대한 파도』를 통해 국·내외 화단의 주목을 받은 데 이어, 하
2018년 11월 14일, 한 중진 조각가가 일약 프랑스 문화예술계의 빅 이슈로 떠 반기에는 캐나다 ≪몬트리올미술관≫에서 『회오리』를 주제로 한 유리구슬 설
올랐다. 54세의 나이로 쟁쟁한 후보 경쟁자들을 제치고 전통과 영예에 빛나 치작품을 통해 확실한 ‘브랜드 경쟁력’을 창출한다. 이러한 ‘국제적 인지도’를
는 ≪프랑스국립예술원≫의 선임 종신회원 으젠느 도데뉴(1923-2015)의 ‘5 기반으로 전세계 각국에서 초대전 제안이 그치지를 않을 정도로 잘나간다. 그
번석’을 이어받아 신규 종신회원으로 추대된 것이다. 수줍은 표정으로 기자회 토록 화려한 경력의 화룡점정이라고나 할까. 2019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견장에 나타난 그는, 한때 사제의 길을 꿈꾸었던 신학생을 사랑한 감수성이 남 기획한 <유리 피라미드 30주년 기념전>을 위해『La Rose du Louvre』 회화연
다른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연인은 종교적 신념과 사랑 사이에서 고 작 6점을 제작한다. 그런데 이 작품들이 전시를 마친 후에 현대미술품으로는
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적인 죽음을 겪은 청년은 마음에 깊은 상처 이례적으로 영구소장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회화의 이미지는 꽃을 좋아하
를 안고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프랑스 ‘현대미술계의 총 던 소년 오토니엘의 미래이자 인간의 오랜 열망을 예술로 구현하는 작가 오토
아’라는 명예를 거머쥔 것이다. 니엘의 현재를 상징한다. 그는 학생시절에 많은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의 스승
으로 있었기 때문에, <페미니즘적 시각>을 일정부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980년 후반부터 사진·조각·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전개해왔던 장-미셸 오 그래서 미술계의 틀을 열고, 당시 시각 예술로 여겨지지 않았던 자수, 드로잉,
토니엘은 20대였던 1992년 이미 제9회 ≪카셀 도큐멘타≫ 초대작가로 주목 글쓰기에 눈을 돌렸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강인함과 연약함을 겸비한 유리의
을 받기 시작했으며, 1994년 ≪퐁피두센터≫ 『Feminin/Masculin(여성/남성) 무한한 색채와 예술적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부터 유리의 조각적 특성
전』, 1997년 ≪베니스 페기구겐하임≫ 『컬렉션 상설전』, 2000년 ≪파리 루브 을 넘어 새로운 예술세계로 실현한다. 신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장신구를 장
르 박물관≫ 인근 팔레 루와얄역의 『지하철 역사 100주년 기념 프로젝트』 등 식성과 건축적 규모로 확장하는 그의 조형방식은 <초현실주의>이면서 동시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