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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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장-미셸 오토니엘 등록 페이지






        ADAGP 옴니버스                         1)           로 유두, 구멍, 입술 혹은 눈과 같이 신체의 구멍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작가
                                                        는 1990년대의 <몸 담론>이나 <성 정체성> 논의와 같은 맥락에 놓이면서도
        열전(30)                                          관객들로 하여금 한 인간으로서 작가가 경험하고 인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
                                                        간을 공감하게 한다. 재료의 아름다움과 혐오감 사이를 오가며 ‘삶의 양가성
                                                        (Ambivalence)’에 천착해 온 그의 작품세계는 주류 미술계의 개념적, 형식적
                                                        계보와는 거리를 둔 '개인 신화'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자연과 유기적 세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장르의 한계에 도전해
                                                        온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강인함과 연약함을 겸비한 유리의 무한한 색채
        장-미셸 오토니엘의 예술세계는 현대미술의 두 주류를 형성하는 <형식주의         와 예술적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부터 유리의 조각적 특성을 넘어 새로
        >나 <개념 논쟁>에서 벗어나 오히려 매체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통해 ‘독창      운 기념비 성을 실현한다. 신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장신구를 건축적 규모로
        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리 매체의 아름다운 조형성      확장하는 그의 조형방식은 초현실주의를 계승한 것인 동시에 역사와 대중문
        과 대중적인 인기로 인해 종종 상업적 작가로 폄하되곤 하지만, 그 속에는 고      화에 대한 참조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미술사가 무관심했던 아름다움과 환상
        통과 상처를 견디고 보듬어 나가는 방법으로 작가 자신의 자전적 삶을 반영        의 세계를 복원함으로써 시각영역의 풍요로움을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 진지한 주제의식을 내포하여 관람객들에게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예술성과 장식성을 오가는 작품의 독특성 때문에 향수와 패션으로 독보적인
        자전적인 경험과 트라우마에 근거한 그의 작업은 유황, 인, 왁스, 유리와 같      기업 ≪샤넬≫을 비롯해 럭셔리한 주얼리로 유명한 ≪카르티에 재단≫ 및 ≪
        이 예측할 수 없는 민감한 재료들을 실험해 온 것으로 특징된다. '변신'으로      루이 뷔통≫ 등 유명 명품기업들이 특별한 작품을 그에게 주문하고 전시도 개
        규정되어질 수 있는 이러한 재료들은 매체에 대한 장-미셸 오토니엘의 독특        최했다. 이외에도 피악(FIAC), 아트바젤 등의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한 관심을 반영하며,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세상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독특하고 희귀한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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