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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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의 윤슬  72.7×53cm  oil on linen  2020








            의 기초위에 현대인상파적 감성표현이 더해져 감상자들에게 친근하며 낯설          ‘캔버스 안의 이러한 대상들로 인물도 그렇고 풍경의 소재도 진지한 성격이
            지 않은 심미감을 제공한다.                                 표현된다. 원근법이 자제된 덕분에 근접된 풍경은 자유롭게 묘사되며 빛은 색
                                                            채로 살며시 섞인다. 밑그림 없이 대담하게 시작되는 알라 프리마 기법 (alla
             2019년작 ‘윤슬’ 작품은 햇살이 머금은 여름날의 풍성함과 고요한 냇물의 흐    puima)은 존재를 찾는다. 이걸 포착하기 위해 시도되는 회화 안 밝음과 어두
            름을 통해 심성을 정화(淨化)시키는 감상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 경계 없이 자     운 면이 교차 편집된 붓터치로 자연스러운 입체 덩어리가 드러나고 공간 안의
            유로운 붓터치와 화면에 나타나는 근경(近景)의 초록 머금은 유채색과 원경(       어울림은 그 너머로 오는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그리는 행위로써 자신이 존
            遠景)의 무채색의 대비를 통한 배색은 근경의 빛의 흐름을 더욱 강조해 주고       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타인도 언제나 고정된 모습이 아닌 새로운 존재로 조
            광선에 의한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 해 준다. 작가는 이러한 단순한 대비(對比)     명될 수 있음을 조용하게 평면으로 안내한다.’
            를 통해 평범할 수 있는 감상의 심성을 감성적으로 더욱 자극하여 감상자의 시                           -임민성 2020년 개인전보도자료중 발췌-
            선을 머무르게 해 준다. 2020년작 ‘비(Rain)’를 감상하면, 충실한 표현의 가치
            로 볼 때 현대회화의 한 장르인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이 가지는 자  산업화의 발달과정에서 서서히 잊쳐져간 신인상주의 화풍은 시대의 급변하
            칫 도가 지나친 사실감에 따라 감성이 차가워 질 수 있는 단점을 작가 임민성      는 과정의 필연이었을 것 이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를 수초 만에 출
            은 색채나 형상 면에서 지나침이 없고 감상자의 감성을 거스르지 않을 적절한       력하여 만들 수 있고 인상파화풍이 역사 속에만 남으며 많은 세월이 흘렀음
            갈필(渴筆)과 붓 터치의 질감과 양감을 나타냄으로 회화가 가지는 표현의 정       에도 현대구상표현 작품 앞엔 감상자들의 머무르는 시간이 비교적 긴 편이
            도를 넘침이 없이 나타내 주고 있다. 표현의 적정한 정도는 감상자들이 그 이      다. 현대구상표현 작가들의 묵묵한 창작 활동은 새로운 현대인상주의의 탄
            상 부분을 상상하여 감상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게 되어 작가와 함께 깊은      생과 함께 당시의 번성기를 다시금 재현 할 수 있으리라 예고 할 수 있다. 근
            공감의 세계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에 현대구상회화 작품이 가지는 큰 장       대 미술로부터 유입된 한국서양화계를 이어주는 탄탄한 화단의 동맥이 될 것
            점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임민성이 가지는 구상표현의 이러한 장점은 그가 가      으로 확신하며 서양화가 임민성의 자연과 인간의 심성표현을 담론으로 하는
            지는 표현의 넘치지 않는 적절한 정도를 통해 많은 컬렉터들의 공감을 이끌        심미성 깊은 창작 활동이 한국화단에 젊은 피를 수혈하고 그 중심에 서게 되
            어 주고 나아가 팝아트로 넘쳐나는 미술시장에 순수회화 장르의 입지를 재 확       길 기대해 본다.
            인 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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