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 2021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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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겸, Watershadow in the dish3, 2015-2016




















                                 배수영, 가감승제-Mixed Media, 가변설치, 2020                      전시장에서 설치중인 배수영 작가










            <Razzle Dazzle>은 코로나19가 보여주는 내면과 외면의 이중적 사유방식을   환과 깨달음의 미학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태리와 독일
            다양한 네온싸인으로 포장하여 우리가 처한 현실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인        에서 공부한 작가는 실존성에 대한 서구의 시선을 가로질러 아시아적 정체
            공적인 빛과 화려한 색감 뒤에 감추어진 ‘인간다움과 진정성’은 무엇일까. 익      성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쩌면 윤회는 종교관이 아니라 우리네
            숙한 생활용품에 치장된 화려함은 어찌 보면 인간의 이기심이 벌여놓은 바이        사 믿고 살아온 자연스런 방식일지 모른다.”고 피력한다. 시공을 초월하여 보
            러스와 지구 온난화 같은 위험요소들의 가림막일지 모른다. 더 나은 미래를 향      여주는 순환과 윤회의 이야기들은 오늘 겪고 있는 힘든 현실조차 곧 지나갈
            한 끊임없는 문제의식, 코로나 팬데믹은 어쩌면 우리 인간의 만연한 이기주의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Watershadow&Flower3>과
            가 만든 야단법석한 현상은 아닐까. 용인어린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설치작품        <Watershadow in the dish3> 시리즈는 도자기 위에 비친 수직형 미디어아
            <가감승제(加減乘除)>, 버려진 폐기물 보드 위에 여러 허브들이 서로에게 링      트 형태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독일에서의 8년간의 유학생활 이후 겪은 생활
            크한 <행복에너지 트리>, 부분이 전체의 합이라는 구조 속에서 순환의 논리       고와 개인사에 대한 회고로부터 이 시리즈를 시작했다.”며 “작은 호수가에 앉
            를 구성한 <5원소(Five Elements)> 등이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어우러지  아 하루살이 같은 생활에 만감을 교차시키던 순간, 무언가에 이끌리듯 맑은
            면서 흐트러지고 흩어지면서도 모이는 인간관계의 속성을 친환경 요소를 활         물에 비친 자연과 대상에 대한 아름다운 일렁임이 치유를 이끌었다.”고 회상
            용해 해학적으로 전달하는 배수영 작가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한다. 물의 일렁임이 만드는 물의 그림자(Watershadow)에 대한 찬가, 비디오
                                                            카메라에 미친 영상 속에서 작가와 관람객들은 고요한 명상의 시간과 만난다.
            미디어가 만난 전통의 세계, 김창겸의 Reflection
            한국미디어아트협회 회장인 김창겸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 <도자          전시의 클라이막스는 <Digital Garden>(2020)으로 이 전시만을 위해 두 작가
            기의 역사>(2020), 봄이 오기 위한 사계절의 순환을 담은 <봄이 오는 이유    의 콜라보 작업으로 탄생했다. 작은 깃털들은 각각이 떨어지면 의미가 없지만
            (Why spring comes)>(2019), 전통 도자기 형태 위에 반추의 미학을 담은   모였을 때 희망과 치유의 날개짓이 세상과 호흡한다. 이 안에 결합된 나비의
            <Watershadow & Flower 3>(2018)과 <Watershadow in the dish 3>(2015-  날개짓과 다양한 미디어아트의 향연들은 현대사회의 물질적 욕망에 대한 메
            2016)를 선보였다. <도자기의 역사>에서는 현대화된 전통을 미래지향적 메      타적 해석이기에 ‘메타버스, 용인’의 전기시획과 잘 맞아떨어진다. 두 작가의
            시지와 함께 펼쳐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의 주기를 도자기, 탱화, 민     서로 다른 해석이 ‘조화롭게 융합’된 전시 속에서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로 움
            화, 만다라 등이 포함된 전통 민속문양의 변화과정 속에서 보여줌으로써, 순       츠러든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계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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