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전시가이드 2025년 12월 E-book
P. 27

수상자들과 심성규 이사장






            으로 작품 속 '기러기'는 오랜 전통에서 그 의미를 길어 올린 소중한 상징이      영시(英詩)에서 찾은 희망: 박현수 작가, ‘치유의 예술’로용기와 위로를 전
            다. 작가는 혼례에서 기러기가 상징하는 ‘약속과 믿음, 그리고 한결같음’ 의      하다
            가치를 담아냈다. "기러기는 평생 한 짝만을지키며, 설령 짝을 먼저 떠나 보
            내더라도 다른 짝을 찾지 않는다"는 작가의 통찰은 인생에서 지켜야 할 마        ‘오늘의 작가상대상’을 수상한 채색화가 박현수는 오랜 공백기를 딛고 영
            음, 흔들림 없이 붙들어야 할 품성이 무엇인지 나이가 들수록 더 분명해 졌       시에서 얻은 영감으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음을 말한다. 기러기의 일편단심은 결국 사람의 삶이 지향해야 할 고귀한         펼쳐 보였다. "창작은 저를 살게 하는 숨"이라는 박현수 작가의 고백처럼,
            품성에 대한 상징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몸에 밴 창작 습관은 그녀를 예술의 길로 이끌었
                                                            다. 가족의 간병과 육아로 10여 년간 채색 작업을 중단해야 했던 힘든 시
            더불어 작가는 기러기가 "무리지어 날아가며 질서를 맞추고 서로의 울음          기를 겪었지만, 유럽 여행 후 다시 타오른 창작의 불꽃은 스승의 격려와 함
            으로 위치를 확인하며 길을 잃지 않는다"는 모습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       께 그녀를 붓 앞에 세웠다. 그림은 매일 밤 그녀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
            의 지혜를 깨닫는다.                                     어 주는 존재였다.

            가족과 오래된 친구들,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이들을 떠올리며 붓을 움        이번 전시에서 박현수 작가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The Road Not Taken',
            직일 때마다, 작가 자신 또한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날       랄프왈도 에머슨의 'Success', 칼릴지브란의 'Pain' 등 영시에서 영감을 받
            개를 퍼덕이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번 수상은 작가에게 "삶을 지켜         아 '감성과 창의성, 영성을 고양시키는' 세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자
            온 작은 진심과 성실함을 돌아보게 한다"며, 기러기처럼 누군가에게 따뜻         신의 그림이 '매끄러운 고속도로가 아닌 무성한 가시덤불 길'과 같은 삶의
            한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작품 속 '참뜻'이 관람객들에게 닿기       여정에서 주저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되기를 소망
            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녀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러기처럼 고        한다. 그녀의 작품은 '성공은 소유가 아닌 일상 속의 진주를 발견하는 일'이
            요하되 힘 있는 날개짓으로 작품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며, '고통은 아픈 자아를 치유하기 위한 신의 약과 같다'는 깊이 있는 철학을


                                                                                                       25
                                                                                                       25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