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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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부(富益富), 즉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현상이 왜 서민들의 업종이라는 다단계판
매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야당 정치인들이 여당 정권을 비난할 때 흔히 제기하는 문제와 같이
대기업 위주,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과 똑같은 논리다. 다단계판매 기업들이 대
부분 상위 리더 사업자 몇 명과 야합하거나, 많은 판매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몇
몇 고액 수당자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권이
재벌과 야합하는 정경유착과 똑같은 현상이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기업에서 그
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정답이다.
소위 리더 사업자라고 하는 고액 수당자들은 하위판매원들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을 무기 삼아 툭하면 수당지급 구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하기
를 요구하고, 이에 대해 회사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떠나겠다고 협
박하는 경우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내가 2000년대 초부터 10여 년간 불법다단계추방 시민운동을 벌이면서 어쩔
수 없이 해당 다단계판매 기업과 기업주를 비판해야 했지만, 실상 그 속내를 들
여다보면 해당 기업이 몇몇 리더 판매원들의 협박과 횡포에 어쩔 수 없이 넘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즉 수당지급 기준을 고쳐 하위 판매원들에게 갈 수당을 리
더 몇몇에게 몰아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이다. 50년 전 야당지도자 윤보선이 지적한 “부자일
수록 부자가 되고, 가난뱅이일수록 가난해진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
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경제민주화란 글자 그대
로 경제정책의 수립부터 시행까지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정책을 폄으로써 소득
이 골고루 분배되게 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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