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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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척 경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처럼 귀국했다는 미국 교포는 자신이
한국에 간다고 하니 미국 친구들이 모두 말리더라는 것이다. 곧 ‘남북전쟁’이 터
질 텐데 왜 그 같은 화약고에 가느냐고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자신 역시 은근히
겁이 나기는 마찬가지여서 한국의 친척 집과 친구들에게 알아보려고 전화를 하
니 세상은 전혀 딴판이었다. 그들 모두 “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대답하
더라는 것이다. 미국 살더니 웬 걱정이 그리 많아졌느냐고 핀잔까지 하는 통에
무엇이 과연 실제상황인지 종잡을 수 없더라는 것이다.
우리 역시 외국의 소식을 들을 때는 마치 그 나라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고 보고 그 나라에 가기를 꺼려한다. 우리의 감각으로는 ‘연일 전쟁을 하는’
이스라엘이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아프리카나 중남미의 어느 지역들은 너무
도 위험해 도저히 갈 수 없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외국의 객관적인 기관들이 내놓는 보고서들에 의하면 한국 역시 극히
위험한 나라 중의 하나다. 특히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이 실제 일어
난 이후 한국은 남북전쟁 상태에 이미 들어간 나라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대신 위험인자를 제거하기 위해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고 나선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바로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다. 그들은
지난 4일 북한의 대남 선전용 인터넷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
9,001명의 정보를 공개했다. 국내 한 언론에 따르면 그들은 또 추가 해킹 예정일
을 밝혔다. 오는 6월 25일이다. 공격명은 ‘오퍼레이션 코리안 워(Op Korean War)’,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 일에 맞추어 “북한의 모든 내부 전산시스템을 점령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선언하고, “김정은 정권을 인터넷상에서, 사회적으로
지워버리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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