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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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정호 교수의 글(단군학연구 제17호. 2007.12)처럼 ‘정보화시대의 홍익인간’
이 절대 필요하게 됐다. 따라서 상생의 홍익인간 정신을 현대문명의 위기상황에
대한 돌파구이자 한국의 자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제시한 단군(檀君)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고질적인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단군이나 홍익인간에 대한 우리 현대 한국인들의 인식이 마치 구석기
시대 돌칼이나 지구 초창기 화석을 보는 듯 과거에 고정되어 있는 점을 현대적
으로 교정시켜야 하는 일이다. 그것은 물론 그에 대한 역사학계나 관련 기관의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학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우선 필요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일본에 의한 식민지 사관이나 중국에 의한 종속주의 사관에
젖어 단군(檀君)이나 홍익인간 정신을 ‘꾸며낸 옛날이야기’ 정도로 축소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아직도 있다는 점이다.
조정호 교수의 말에 따르면, 1231년 몽고가 고려를 침략한 이후 몽고의 지배
를 받던 시기인 1285년에 일연(一然)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쓰고, 1287년에 이승
휴(李承休)가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쓰면서 단군과 홍익인간 정신을 우리 역사서에
기술한 것은, 암울했던 시기에 고려 지식인들과 종교인들, 그리고 백성들에게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 한국인들은 그 같은 역사가의 정신을 까맣게 잊고 있어 안타깝
기만 하다. 오히려 삼국유사나 제왕운기에 등장하는 단군에 대한 이해나 평가를
일본의 한국지배 이론인 식민지사관의 의도대로 따라가고 있으니 그저 통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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