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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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문제를 푸는 홍익인간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은 흔히 빨갱이들은 믿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

                다.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던 세대인지라 6.25 한국전쟁을 직접 겪으신 집안 어

                른들이나 선생님들로부터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적개심이 담긴 분노의 표현들
                을 많이 들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한동안 ‘반공’이라는 단어조차도 모르고 태평성대처럼 지내왔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비행장에 내려 김정일 위원장과 포옹을

                하고, 이후 다시 등장한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10월 김정일과의 회담을 위해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평양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반공’이
                아닌 ‘민족’이란 단어에 익숙해졌다.

                  그러던 내가 요즘 어릴 적 어른들의 말씀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개성공단 폐

                쇄사건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과거 정권들이 김정일을 만나는 대가로 몇조 원

                을 퍼주기 했느니, 남한에도 급식비를 못 내는 아이들이 몇만 명인데 몇천 억 원

                의 식량 지원을 하고 있느니 떠들어도 무심코 넘어가던 나였는데, 이번에는 고
                개를 갸우뚱해야만 했다. 정말 어른들의 말씀대로 사회주의 체제의 북한과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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