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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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까지 주입식 ‘반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북한 체제를 실증적으로 이해하
는 또 하나의 단서가 되었다.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희미하게나마 알게 해준 가슴 아픈 현실이었다.
그때 등장한 것이 바로 남북 간의 민족 정체성 찾기였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가다가는 평화통일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고, 자칫 제2의 6.25와
같은 핵전쟁이라도 터지면 민족은 하루아침에 멸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일
어났다. 그래서 정치를 떠나 남북이 우선 경제적으로 협력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하나의 공동체 사상체계가 필요했다.
그것은 바로 홍익인간 정신이었다. 북한과 남한이라는 이질적인 체제를 이끌
어온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인정하고,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함께 수용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훈 교수(정치학)의
지적처럼 ‘인간의 복지’를 국가와 정치가 추구할 최상의 목표로 제시할 수 있는
106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