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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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니 그들 신에 제사를 지내든 말든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너희들이 떠들면 떠들수록 우리는 재무장의 길로 가겠다는 제스

               처다. 과거 자신들의 식민지 종들이 이제 세상 좋아졌다고 종주국 일본에 맞서
               는 꼴을 더 이상 보지 않겠다는 우월적 잠재심리도 다분히 작용하고 있을 것이

               다.

                 그런 아베 정권에 대한 일본인들의 지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래서 천황폐하 만세를 더 외치고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에 대한 그들의 민족주
               의 역사교육은 더욱 철저하다. 그 증거가 바로 일본 극우단체에 속한 한 여중생

               의 ‘한국인 대학살’ 구호다.

                 그 소녀는 지난 2월 24일 일본 오사카 스루하시 역 앞에서 벌어진 반한 시위

               에 앞장서면서 마치 유관순 열사가 일본 침략에 대항해 독립운동하듯이 “한국

               인이 정말 싫고 견딜 수가 없다. 죽이고 싶다”며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남
               경대학살처럼 ‘스루하시 대학살’을 일으켜 버릴 것”이라고 소리쳤다. 이 장면은

               국내 언론에도 보도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섬뜩함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 중학생 여자아이가 과연 무엇을 알아서 그랬을까. 일본의 황국 역사교육

               을 철저히 받았기 때문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중국이 분노하
               고 있는 1937년의 남경대학살은 과거 일본군이 중국의 난징(남경)에서 중국인

               포로·일반시민 40만 명 가량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무차별 강간한 사건을 말한

               다. 중국이 일본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의 극우세력은 그런 학살

               은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었는데, 순진하게 여중생은 그가 배운 75년 전 일

               본의 ‘혁혁한 황국전쟁’을 자기 입으로 실토하고 만 것이다.
                 그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는 것도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라고 한다. 이





            110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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