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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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적 생명, 곧 ‘영생’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롬 5:1~2; 6:22; 8:29~34 등).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 선포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제자도의 요구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탄의 나라에서 옮겨져 하나님 나라로 들어왔으니 마땅히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
라는 요구입니다. 제자도란 하나님 백성답게 사는 것으로서, 바꿔 말하면 하나님의 법을
준행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법을 “혼신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두 마디로 요약했습니다(마 22:34~40/막 12:28~34/눅
10:25~28). 산상수훈(마 5~7)은 이 이중 사랑 계명에 대한 강해를 그 중심에 두고 있는데,
예수께서 자기 제자들은, 즉 자신이 새롭게 창조하고 모은 하나님의 백성은 그 이중 사랑
계명의 정신을 살려 철저히 지킴으로써(맘몬을 우상숭배하지 않고 하나님께 의지하고 순
종할 것, 이웃을 사랑하되 원수까지 사랑할 것)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보다 더 나은 의를
행하고, ‘선한 열매’를 맺어 세상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 설교입니다.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받아들여 하나님의 새 백성이 된 자신의 제자들에게 한
이러한 요구는, 바울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여 칭의 된 자들, 곧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된 자들(곧 사탄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이전된 자들)에게 이중 사랑 계명
중심의 윤리적 삶을 사는 것으로써 ‘의의 열매’를 맺으라(빌 1:11)고 하는 요구와 똑같습니
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되었으면(곧 하나님 나라로 이전되었으면) 당연
히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하나님의 법, 그리스도의 법을 지켜야 합니
다. 고린도전서 9:19~23에서 바울은 우리가 더 이상 모세의 법 아래 있지 않고 ‘하나님의
법’ 아래 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인즉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여(또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
하여)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포기하면서 이웃을 섬기는 것, 즉 이중 사랑 계명인데, 그것을
그리스도께서 가르친 법이므로 ‘그리스도의 법’이라고도 부릅니다. 바울은 이것을 갈라디
아서 6:2에서 다른 방식으로 말합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칭의 된 자들은, 곧 의인들은 이 이중 사랑의 계명, 곧 ‘그리스도의 법’을 지킴으
로써 ‘의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빌 1:11). 이것이 산상수훈의 말미에 나오는 하나님의 통
치를 받고 이중 사랑의 계명을 준행하여 ‘선한 열매’를 맺음과 같은 내용입니다(마
7:16~20).
이렇게 바울의 칭의의 복음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그 내용이 완전히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전자는 후자를 구원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6)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롬 1:3~4)에 대한 바울의 이해
이제 로마서 1:3~4의 하나님의 통치권을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의 복음과 1:16~17의 칭
의론적 복음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할 것입니다. 앞서 우리는 바
울이 로마서 1:3~4 에서 인용한 예루살렘 교회의 ‘하나님의 아들’의 복음을 어떻게 고린도
전서 15:23~28; 로마서 8:31~39; 10:9~10; 16:20; 골로새서 1:13~14 등에서 강해하는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구절들은 로마서 1:3~4 중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셔서 하나님의
대권을 행사하는 하나님의 아들로 등극했다는 생각을 강해한 것들입니다. 그 본문이 담고
있는 다른 내용들, 즉 하나님의 아들이 다윗의 씨로 육신의 세계에 오심과 그의 죽음의 의
미는 로마서 5:8~10; 8:3~4, 32~34; 갈라디아서 2:20; 4:4~5 등과 연결하여 이해해야 합니
다. 그래야 로마서 1:3~4의 ‘하나님의 아들’의 복음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로마서 1:3b~4의 두 관계사 절들이 담고 있는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 자체는 아직 하나님
의 아들의 선재 사상을 뚜렷이 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 앞에 바울이 ‘복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