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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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그 복음을 기본적으로 예루살렘 교회의 신
앙고백을 인용하여 정의하는데, 그 복음을 거기에 함축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그의 ‘하
나님의 아들’ 예수에 관한 사상들—바울 자신이 앞서 쓴 편지들에 표현했고(살전 1:10; 고
전 15:24~28; 갈 2:20; 4:4~5 등), 곧 로마서에서 또다시 피력할(롬 5:8~10; 8:3~4, 32~34;
참조. 골 1:13~14) 사상들—과 통합하여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재하신 그의 아들을 보내시어 육신이 되게 하시되 ‘다윗의 씨’로 나서 메시
아, 곧 종말의 구원자 사역을 감당하게 하셨다. 즉,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로 하여금 사탄의
죄와 죽음의 통치 아래 떨어진 인류와 세상을 구속하여 자신의 나라로 회복시키는 일을
감당하게 하셨다. (이것이 1:3이 내포하는 ‘보냄의 형식’<갈 4:4~5; 롬 8:3~4>의 내용입니
다.)
하나님은 메시아 예수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죄인들을 회복하는 일을
하게 하고는, 그를 대속의 제사로 넘겨주셨다. (이것이 1:4의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에 대
한 언급이 내포하는 ‘넘겨줌의 형식’<롬 8:32; 갈 2:20; 롬 5:8~10>의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을 대속의 제사로 내어 주셨고 또 그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
키심으로써 과연 그가 자신의 사자 메시아인 것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우편에 높
이셔서 자신의 ‘대권을 행사하는 자신의 아들’로 선언하셨다(시 110:1; 삼하 7:12~14). 그리
하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만유의 ‘주’가 되어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여 죄와
죽음을 유발하는 사탄의 통치를 멸망시키고 그로부터 인류와 세상을 구속하여 하나님의
나라로 회복시키는 사역을 성령의 힘으로 감당하고 있으며, 나아가 최후의 심판 때에 하나
님의 백성을 위해 중보(변호)하실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칭의를 완성하고 우리로 하여
금 사망을 포함한 모든 악의 세력에 대항하여 승리하게 하실 것이다. (이것이 롬 1:4에 내
포된 롬 8:34~39; 고전 15:24~28의 내용입니다.)
이 복음이 선포될 때, 즉 하나님이 자신의 아들을 통하여 이렇게 이루신 구원의 사건을 설
명할 때, 하나님의 의(義)가 계시됩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계시된다”(롬 1:17). 우
리는 앞서 성경에서 ‘의’ 는 법정적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관계적 의미,
즉 관계에서 나오는 의무를 다함, 즉 관계에 신실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살
펴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계시된다”라고 할 때,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께서 죄를 징벌하고 의를 보상함을 의미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신
실하지 못한(그러니까 ‘불의한’) 이스라엘과 온 인류에 대하여 창조주로서, 언약의 하나님
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심, 즉 그들을 돌보시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심을 의미합니
다.
로마서 1:3~4에서 바울은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것’이라고 정의하고는, 위에서
살펴본 대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의 아들을 보내어 다윗의 씨, 곧 메시아로 나게 하고, 그
의 죽음과 부활/승천을 통하여 사탄의 세력을 꺾고 우리를 자신의 의로운 백성/자녀들로
회복하는가를 예루살렘 교회의 복음 선포 양식을 빌어 설명했습니다. 이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narrative)가 ‘복음’입니다. 이 ‘복음’을 선포하면, 곧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통해서 이루신 구원을 이야기하면, 거기 하나님의 ‘의’가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 대해, 그리고 우리 피조물들 모두에 대해 하나님 노릇 해 주심, 즉 창조주로서
우리를 신실히 돌보심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로마서 1:17에서 바울이 말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아담(탕자)같이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우리의 내재의 자원으로, 우리 멋대로 살려
다 사탄의 종이 되어 죽음에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