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월간사진 2018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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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63)스페셜3_최종_월간사진  2018-07-19  오후 4:01  페이지 163







































                                                                                              자신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거부하는 사회로부터 탈피하고자 몸을
                                                                                              파편화시키는 로버트 고버의 작품. Robert Gober, Untitled, 1989





                                                                                             벽에서 툭 튀어나온 다리 한 쪽. 평범한 남성의 것처럼 보이
                                                                                             지만 맥락없이 잘린 이 오브제는 낯설고 섬뜩하다. 전체로
                                                                                             부터 이탈한 신체 일부분은 불완전한 몸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로버트 고버(Robert Gober)는 성소수자로서 사회로
                                                                                             부터 분리되고 소외된 스스로를 파편화된 몸으로 분출시킨
                         그로테스크한 작품으로 크게 이슈가 된 채프만 형제의 작품. 소녀들의 몸이 기괴하게 붙어있다.                 다. 너무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더욱 부자연스럽고 그로테
          Jake and Dinos Chapman, Zygotic Acceleration, biogenetic, de-sublimated libidinal model(enlarged x 1000), 1995
                                                                                             스크한 그의 작품은 부분을 잘라내고 찢어냄으로써 권력,
                                                                                             차별, 사회의 고착으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시키는
                                                                                             과정인 셈이다.



                                                                                             예술적 변주


                                                                                             <몸과 미술: 새로운 미술사의 시각>에서 이브 미쇼는 “아름
                                                                                             다움이라고 할 만한 것은 순수한 것이 아니라 조작된 것이
                                                                                             다. … 예술은 이제 조화나 아름다움만이 아닌, 충격과 공격
                                                                                             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한다. 이 말은, 현대미술이 과거의
                                                                                             순수한 미로 복귀하는 것은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
                               서구의 전형적인 미의 기준을 전복시킨 작품들,                                     한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떠나 사실적이고 그로테스크
                        아름다움을 규정하는 사람들에게 도전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작품들,                                  하기까지 한 몸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현대 작가들의 작품
                             나아가 불완전한 몸으로 시대에 저항하는 작품들까지,                                    을 보면 지금의 예술은 확실히 아름다움에 대한 규범과 규
                         몸은 현대 미술의 흐름과 함께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놓아버리고                                   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보다는 작가 개인의 생각과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채롭게 변주되고 있다.                                     의도에 방점이 찍혀있는 듯 보인다. 현대미술의 흐름과 함
                                                                                             께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놓아버리고,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채롭게 변주되고 있는 몸의 새로운 역사는 지금도 진행
                                            ““
                                                                                             중이다.



                                                                                             참고 | 한림미술관, 이대 기호학연구소(1999), <몸과 미술 - 새로
                                                                                             운 미술사의 시각>,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2010), <테마 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박성현·진달예
                                                                                             (2010), ‘현대 미술에서 매체로서의 신체-오브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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