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월간사진 2018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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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몸’
동시대 미술에서 몸은 어떻게 변주되고 있을까.
이상화된 아름다운 몸에서 탈피한 풍만하고
개성적인 몸들, 심지어 그로테스크한 몸까지.
저마다 다른 메시지를 품고 있는 다채로운
시도들을 만나본다. 에디터 | 박윤채 · 디자인 | 전종균
살집이 접히고 흘러내리는 자신의 몸을
자연과 함께 촬영한 로라 아귈라의 자화상. Laura Aguilar, Grounded, 2006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인간의 몸은 어떤 모습일 새로운 미의 화신을 표현한 니키 드 생팔의 ‘나나’ 시리즈 중 하나.
까. 각자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아마도 군살 없는 라인, Niki de Saint-Phalle, Black Standing Nana, 1995
매끈하고 탄력적인 피부, 8등신의 비율을 갖춘 비슷한 이
미지가 아닐까.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몸은 대개 고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왔다. 특히 대중매체는 특정 외모와 체
형을 이상적인 몸으로 제시하며, 여전히 그런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술의 역사에서도 ‘아름다운 몸’에 관한 가치 판단은 꾸준
히 이어져왔다. 예술의 본질이 곧 미의 추구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서구 미술을 보면 비너스상과 다비드상처럼 신격
화되고 이상화된 육체를 가진 비현실적인 사람의 형상이
자주 등장했다. 모델 같은 비율을 지닌 젊고 건강한 몸. 아
름다운 육체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는 고대 그리스의 신적
인 인간의 형상에서 영향을 받았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신
처럼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몸이 가장 완벽하다고 믿
었다. 이러한 생각은 르네상스 이래로 서구 미술의 흐름 속
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늘 주류에 반기를 드는 소수가 있기 마련이다. 몸을
다루는 동시대 작가들 중 <월간사진>이 주목하는 것은 바
로 ‘몸의 반전’을 이야기하는 소수의 예술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