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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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A SaTARK#20 archival pigment print 80X80cm 2011
그대로 사용했다. 왜냐하면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작품을 볼 때 자연
스럽게 닭이 연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촬영한 닭을 부분, 부분 잘
라 하나의 이미지로 다른 출신성분을 합성해 슈퍼 닭을 구현했다. 그런데 초
창기 때는 저작권에 대해 잘 몰라서 인터넷에서 찾아오려서 쓰기도 했다. 지
금은 촬영하거나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한다. 만들거나 촬영이 도저히 안되는
것은 이미지 차용을 하지 않고 필요한 이미지를 사서 쓰는 경우도 드물기는
하지만 있다.
최근 디지털 사진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사진을 직접 찍지 않
고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사진을 가져와 작품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사진 이미지는 맘에 드는 이미지가 없었는데 아
직까지는 필요로 해본 적이 없다. 사진은 항상 재료로 바라본다. 그렇지만 무
료 이미지가 제공되는데 그것을 가져와서 아무런 별첨없이 이건 ‘내 작품이
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가두면서 규 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미지를 가져와서 자신의 색깔
정해놓고 만들어 놓은 것들이 단 몇 초 사이에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 이 입혀지고 처음 이미지가 어떤 이미지인지 원본을 보여줘도 구분을 할 수
작업에서 주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없을 정도의 상황이라면 그건 작업으로 인정을 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SaTARK> 연작에 등장하는 ‘닭’은 어떻게 해서 탄생 하게 되었나. 필름 작업만 하던 아날로그적 시기와 지금의 환경은 많이 다르다. 처음 디지
병아리들이 닭이 되어 나와 같이 놀면서 자랐으면 어땠을까를 연상하면서 털이 나왔을 때 이런 사진은 작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작업했다. 병아리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키웠기 때문에 가족처럼 같이 시장의 원리로 봤을 때 좋지 않는 작품이나 작업은 결국 자연스럽게 도태되
나들이도 하고, 같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연출하거나 병아리들이 느꼈을 감 어 판가름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들을 다양하게 설계했다. 닭들과 재미있게 놀아야지 하는 생각에서 만들 가장 최근 작품인 <NEUTRON SaTAR>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되었나.
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즐겁게 노는 모습이다. 병아리들을 장닭이 될 때까지 어느 날 컴퓨터 안의 수 많은 데이터를 손실하게 되었는데 데이터 손실이 작
못 지켜줬다는 미안함이 있어서 작품에 어린 닭이나 병아리는 한 마리도 없 가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부주의한 사고로 인해
다. 어떤 것은 날고 있고, 날아가고 있는 닭들을 내가 바라보고 있는 장면들 작업해왔던 사진과 아직 가공되지 못한 사진, 수 많은 사진들이 손실됐다. 관
도 여러 개 있다. 가로로 된 큰 이미지가 2개 있고 그 외 작업들은 정사각형 리를 잘못 한 죄책감, 시간과 공을 들여 축적했던 자산이 사라진듯한 상실감
이다. 1번이나 2번을 보면 닭이 날갯짓 하며 떠있다. 나는 논밭에 서 있다. 첫 으로, 얼마 동안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머릿속은 뜨거워졌고, 이러다
만남을 상상하며 이미지화한 것이다. 병아리들이 자라나서 만났을 때 나와 터질지도 모르겠다는 염려가 될 정도로 혈압이 느껴졌다. 그러다 희미하게
의 첫 대면 장면을 연상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닭이 내 앞에 날아 어떤 이미지 하나가 연상되기 시작했고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사진 내용의
오는 장면이 있다. 그림자는 내 몸을 관통해있는데 같이 날고 싶다는 욕망을 중심에 있는 중성자 별, 초신성이 폭발해서 남은 중심핵이 등장한다. 별의 진
표현한 것이다. 화 단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별'이라 부르지만 사실상 중성자별은 스스로 핵
<SaTARK> 작품에서 ‘닭’은 가장 주요한 모티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융합을 일으켜 열과 빛을 내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무수한 시체 별 중 하
‘닭’이미지가 일반적인 닭이 아닌 매우 독특한 형상이다. ‘닭’ 이미지들 나라고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초신성의 폭발은 데이터 사고를 예시로 일어나
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나. 는 장면이며, 중심의 핵은 데이터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죽은 나 혹은 나
작품에 등장하는 닭 이미지는 전체가 닭은 아니다. 머리와 다리는 닭이다. 그 자체로 대입된다. 나와 사라져가는 기억과 그 사이의 감정들이라고 할 수 있다.
리고 몸통은 거위고, 날개는 백조다. 내가 본 병아리들의 마지막 모습이 빈약 <NEUTRON SaTAR>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
해서 토실토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람하거나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을 내 자신에게 이야
다. 대부분 합성한 사진들은 직접 촬영한다. 닭은 한 마리를 사 와서 사진을 기 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안의 수 많은 데이터들이 갑자기 손실되었을
찍었다. 그리고 거위나 백조는 동물원에 가서 촬영해 합성할 소스를 만들었 때 잠깐 패닉 상태가 되었다.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인생이 끝났다’라는 생
다. 백조의 흰 날개는 아름다워서 가져왔지만 닭 머리만큼은 닭의 이미지를 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점차 마음이 편안해졌다. 데이터가 워낙 많아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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