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PHOTODOT 2017년 8월호 VOL.45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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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A debris H16 digital print 4x6inch 2017




                                   Pulsar Night bug NS 29-50 2017 photography,
                                                 mixed media 60x60cm


























                  모습이나 장면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후부터 비슷한 장소들을 찾아다니면서
                  혼자 놀면서 촬영을 했다. 제목도 전시하기 얼마 전에 정해졌다. 이 전시는
                  설치나 영상, 그림도 일부 있었다.
                  지금까지 개인전을 했던 전시 제목은 대부분 사타 사진가의 닉네임이               펴지지 않아 왼손으로 밥을 먹기도 하고 불편을 겪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
                  들어가 있다. 닉네임을 전시 제목과 함께 섞어 사용하고 있는 이유가 궁            지만 그 기억 때문인지 물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 목욕탕에서 물을
                  금하다.                                               보고 기절을 할 정도로 오랫동안 물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그런데 이십대 중
                  특별히 무조건 내 이름을 넣어야겠다는 발상이나 그런 것은 없다. 다만 전시          반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발목까지 물이 찰랑찰랑 와
                  제목에 내 이름이 들어간 이유는 계속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닿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감 같은 것들이 한 순간
                  나를 빼놓고는 설명이 안된다. 왜냐하면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하고 있기 때           에 해소되는 경험을 했다. 오랜 세월 자리잡은 일련의 대상에 대한 두려움의
                  문이다. 제목 속에 나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은 이미지들도 마찬가지지만           경계가 불과 단 몇 초 만에 해소될 수 있다는 맥락에서의 작업이기도 하다. 이
                  그 이미지 속에서 공유한 감정이나 시간들이 있다. 그러한 맥락이다. 이건 당         작업 역시 어떤 메시지를 담기 위해 작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내 이야기에 빠
                  연시 내 이름이 들어가야 된다는 생각조차 못 해볼 만큼 자연스럽게 들어갔           져 작업을 했었는데 전시회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줬다.
                  다. 전시 타이틀에 반드시 넣어야 된다는 이유는 없다.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작품 <SaTARK>은 전시 이후 많은 화제를 모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전시 제목에서 언제든 빠질 수도 있다.                              어렸을 때 한 번쯤 경험했을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어떤 의미로 해
                  작품의 대부분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알고 있              석해야 할까.
                  다. 특별히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 주제로 선정하는 까닭이 있는가.               초등학교 때 가족과 떨어져 외할머니 댁에서 살고 있었다. 그 때 학교 앞에
                  앞서도 말했지만 모든 사진 작업은 나의 이야기이다. 나는 사회 인식이나 현          서 파는 병아리 일곱 마리를 사 와서 키웠었다. 가끔은 닭장에서 잘 정도로
                  상을 잘 모르고 관심이 아직은 없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때 크게 관심이          애지중지 키웠다. 병아리가 어느 정도 자라 닭이 되어갈 무렵 집에 돌아와
                  없는데도 사진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왜          보니 닭장 안이 텅 비어 있었다. 외할머니는 족제비가 물어서 죽었다고 했는
                  냐하면 사진작업은 그 분야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하거나 몰입했는             데 그날 밤 닭볶음탕이 상에 놓여 있었다. 몇 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학
                  가는 결국 드러나게 된다. 내가 제일 잘 아는 것,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교도 가지 않았다. 병아리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병아리가 온전
                  때 결국 나였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아는 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의 이     한 닭이 될 때까지 지켜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이 작업은 다 자
                  야기를 그래서 계속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풀어 작품으로 진행하다          라지도 못한 채 죽게 된 닭들을 위한 천도재라고 할 수 있다. 두려움 때문에
                  보면 해소되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다.                               접근하지 못한 기억을 더듬으며 만남부터 헤어져 그리워하는 현재까지 그들
                  <Sata Air waTer Air >은 어떤 작품인가.                    과 내가 함께 노는 모습들이 들어 있다. 스물여섯 살 때까지 닭고기를 먹지
                  매우 사적이고 개인적인 트라우마에 관한 작업이다. 두 살 때 뜨거운 물에 화         못했는데 우연히 후라이드를 모르고 먹게 되면서 닭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상을 입었는데 지금도 오른팔에 흉터가 남아있다. 당시에는 오른팔 부위가            경험에 대한 반응과 판단은 개인의 몫이며 수 많은 경험과 감정의 중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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