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PHOTODOT 2017년 2월호 VOL. 39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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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곡미술관에서 오는 2월 24일부터 5월 28일까지 열리는 2017년 첫 전시는
                  바로 독일 현대 사진전 《Presentation/Representation》이다.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토마스 슈트루트,
                  칸디다 회퍼 등 베른트 베허의 제자들 이후 독일 사진의 변모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총 열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현재 50대 전후의 나이로 통일된 독일 전역에서 20년
                  이상 창작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독일국제교류처와 괴테인스티튜트의 세계 순회전인 이번 전시는
                  시대의 새로운 예술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사진의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주목할 만하다.
                  공개되는 작품은 독일 현지에서 프린트한 대형, 소형 사진 총 170점.


                  베허 부부의 사진을 이어받은 독일 10인의 사진가,



                  그들의 작품으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뉴 에이지(New Age)




                  독일 현대 사진전
                  프레젠테이션/리프레젠테이션
                  Presentation/Representation



                  글_박중현 기자(kisstheblossom@naver.com)                 참여작가는 독일의 뒤셀도르프 학파 이후 베허 부부의 사진 기법을 이어받
                         《Presentation/Representation》은 종래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아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10인의 사진가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이들을 통
                  디지털로 이미지 제작 방식이 바뀌며 새롭게 변화한 사진의 예술환경과 더            해 관람자들은 독일 사진의 현주소와 보다 확장된 개념의 다큐멘터리 사진
                  불어, 다큐멘터리 사진이 부상하고 있는 시대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          을 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베허와 그 1세대 제자들과 구분되는 것
                  록적, 문서적 역할로부터 분리되어 현실과 이미지, 현실과 언어, 의미와 언          은, 1990년대와는 달리 더 이상 독보적인 학파도, 동질적이거나 지리적으
                  어 사이의 이분법적인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 사이의 경계를 흐트러트            로 묶을 수 있는 그룹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대사진이 전통적 의미로
                  리는 이미지. 즉, 이미지 자체로만 존재하는 이미지. 이것이 본 전시를 구성         서의 재현보다는 예술적 아이디어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
                  하고 있는 이미지들의 흐름이며, 이들이 현재와 앞으로의 사진을 바라보고            인시켜준다는 점이다. 그들은 실제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있는 담론이다. ‘제시’로써의 문서적 증언이기를 거부하고, 상상과 개념으           제시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각기 다른 제작 방식과 예술적 전략에
                  로 향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을 굴절시키는 것. 때문에 ‘Presentation/     도 불구하고, 대상을 바라보고 실제를 해석하는 방식에서는 공통된 형식인
                  Representation’은 단순한 ‘제시’나 ‘재현’이 아닌 ‘재제시’에 가깝다.    ‘다큐멘터리 언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들은 주관적 재구성을 추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모티프의 연출 및 디지털 이미지 보정과 같은 다양           구하며 변화된 현 시대의 예술 환경을 반영하고, 사진 제작의 다양한 스펙
                  한 개입을 거쳐 제작되었다. 총 170점의 출품작들은 순수하게 디지털로만           트럼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사진의 기록적 속성에만 머물지 않고,
                  제작된 이미지로부터 작가적 전통을 의식하는 젤라틴 실버 프린트에 이르기            의도적으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들을 추구한다. 세계에 대한 ‘제시
                  까지 다양한 형식의 프린트로 구성되며, 현실과 실제에 대한 각기 다른 접근          (Presentation)’와 세계에 대한 ‘재제시(Representation)’ 사이를 종주하
                  과 고유한 표현방식으로 우리시대 사진의 속성을 보여준다.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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