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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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완, 세상을 물들인 내 마음1, pigment print, 2016                 © 유병완, 지의 애 1, pigment print, 2014







































                                      © 유병완, 지의 애 2, pigment print, 2014                   © 유병완, 바닷가 사랑, pigment print, 2014




                         뭔지 몰라도 사진은 고통을 잊게 만든다
                  처음부터 자신의 병을 친구라고 명명한 것은 아니었다. 6년 전 갑작스레 몸
                  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파킨슨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현실을 쉬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 하필 나야’라는 원망에 사로잡혀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그 시기에 그는 한 지인의 권유를 통해 운명
                  적으로 사진을 접하게 된다. “뭔지 몰라도 참 재밌네.”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모든 게 새로웠고 몰랐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그는 사진과 함께 그 자신을 받아들였다. 유병완에게 사진은 단순한 취미가           “나이는 쉰넷인데, 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부터의
                  아닌 새로운 세계와도 같았다. 사진을 찍을 때는 물론, 컴퓨터로 사진을 보정         나이가 제 나이 같아요. 사진은 삶의 일부라고 생각
                  하거나 그냥 사진을 보고만 있어도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스스로도 신기해
                                                                     해요. 살아가는 이유나 목적이 되기도 하고.
                  “이게 마약보다 더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에 미쳐서 보낸 시간
                  만큼 쌓인 작업의 양도 어마어마한데,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하드디스크          방에서 혼자 사진을 찍을 때면 이게 내 삶 이유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느끼곤 해요.
                  스무 개가 한 장 한 장 쌓인 사진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일부가 돼버린 것이 사진이었다.                      그래서 재미있게 사진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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