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PHOTODOT 2017년 3월호 VOL.40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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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업을 할 때 사진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 사진은 이렇다’와 같은 어떤 유행적인 흐름들을 따라 가지 않으려고 한
                                                                     다. 나는 한국 사람이다. 그리고 이 시대, 이곳, 여기에 내가 있기 때문에 나
                                                                     만의 고유한 감정이나 감성들이 층층이 레이어가 되어 쌓여 있다고 본다. 그
                                                                     렇기 때문에 나만의 감성들을 농축해서 보여 주는 것이 나만의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사조나 흐름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결국, 자신
                                                                     만의 감정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대
                                                                     상에 대한 ‘감성 읽기’가 부족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
                                                                     이 하고자 하는 작업에 적합한 감성을 끌어내기 위해 작가는 항상 준비가 되
                                                                     어 있어야 한다. 연기자들이 눈물 연기를 할 때, 슬픈 감정을 끌어오기 위해
                                                                     슬펐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연상을 한다고 들었다. 사
                                                                     진도 마찬가지다. 콘셉트가 ‘슬픔’이라면 작가 안에 슬픈 감정을 담고 있어
                                                                     야 진정성 있는 슬픈 사진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평상시에 감각 훈련이 필요
                                                                     하다. 우리나라 사진 교육은 주로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느냐를 배우는데
                                                                     감성 교육 또한 매우 중요하다. 끊임없는 관찰과 여러 분야, 즉 사진 외의 그
                                                                     림 전시회나 음악 감상, 영화, 혹은 여행, 등 마음속에서 뭔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을 통한 감성 키우기를 해야 한다. 그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갖는 편이다.
                                                                     정물사진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인물사진이나 패션사진 등은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 시간적인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물사진은 소재의 특성상 이런 제약들을 받지 않는다. 그
                                                                     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관찰’이 가능해진다. ‘정물사진’은 사물과 교감할 수
                                                                     있는 관찰 능력이나 작가의 관찰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디지털 환
                                                                     경 등에 의해 피사체에 대한 고민하는 시간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아날
                                                                     로그 시대의 오래된 사진들을 보면 작가들이 찍을 때 고민을 많이 한 흔적들
                                                                     이 보인다. 정물사진 작업은 중요한 요소들이 많지만 관찰을 통한 고민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물사진은 일주일에 한두 번 꾸준하게 찍고 있
                                                                     다. 그런데도 3년에 약 15점 내지 20점 정도 밖에 완성작품이 나오지를 않
                                                                     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촬영 시간보다 오랜 시간의 관찰 때
                                                                     문이기도 한다. 사진 100장을 찍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 한 컷이라도
                                                                     최고의 작품을 원한다면 관찰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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