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김소혜잡지워터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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ӣࣗഌ ѓ۞ܻ                                   <시 부문>













                                                    무제



                                            너와 영화를 보러 가면

                                   나는 종종 스크린 대신 너를 보곤 했다
                                         영화를 보는 너를 바라봤다



                                       즐거운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슬픈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너는 매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그렇게 너를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





                                                    쉼표




                                      마침표와 쉼표는 묘하게 닮았다.
                                            연필을 들어 점을 찍고

                                    뒤이어 자리를 떠나며 흔적을 남기면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는 게 된다.
                                       우리는 쉽게 끝내버리려 한다.

                                      하지만 아쉬움이란 흔적을 남기면
                                            끝나는 게 아니라 잠시

                                                쉬는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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