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김소혜잡지워터마크
P. 112
ӣࣗഌ ѓ۞ܻ
소녀들을 만난 것도, 1년이란 시간을 함께 한 것도 모든 게 거짓말 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이 있다.
거짓말이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1년이란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야. 아무 의미 없는 시
간에 활기를 넣어주고 꽃을 피게 해준 시간은 절대 아깝지 않았고 앞으로 그럴 일은
없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듯, 기다림은 언제나 필요하다,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는 나
비의 화려한 날갯짓은 언제나 아름다우니까.
5년이란 시간은 나에게 고통이었고 희망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계속해서 피
어오르던 촛불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고 작게나마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었다.
오늘은 그 촛불이 다시 타오를 날이다.
약속했으니까, 꼭 다시 만나서 추억을 나누기로, 아니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
기로 약속 했으니까 믿었고, 기다렸다.
창문을 두드리던 빗소리도 어느새 사라지고 사람들은 거리로 다시 나와 바쁜 생활
을 이어간다. 5년 전의 내가, 아니 모두가 그랬듯이 TV를 켜고꿈을 꾸는 소녀들과 새
로운 시작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어떠한 이야기가 써내려질까이번에는 헤어짐이 없
는 해피 엔딩이 좋겠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밖을 내다본다. 그곳에는 바쁘게 살아가는 학생들과 직장인들
이 언제 비가 내렸는지 모르는 듯, 따뜻한 햇살에 기분좋은 얼굴을 하고 살아간다. 때
마침 TV속에서는 익숙하고 그리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한마디를 그렇게 기다
려온 것일까
‘Yes, I love it! 아이오아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