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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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부벼대고라도 앉지만 누우려면 사람의 몸뚱이들만 자리에 부치고 사
           지는 서로서로 남의 몸 위에 놓이게 된다. 5, 6월 삼복 중에는 미쳐나가는

           놈도 있고 기가 막혀서 죽어나가는 놈도 가끔 있지만 겨울 추울 때는 오

           히려 그편이 얼어 죽을 염려는 없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이 서로 부벼대

           고 비틀고 자고 나면 사방 벽면에 오부씩이나 될만한 두께로 하얗게 성애

           가 슬어서 마치 사명당 사처방 같이 된다.
            새벽에 기상 호령이 나고 입고 있던 감방의를 개켜놓고 아주 완전히 알

           몸뚱이로 조그만 수건 한 장으로 앞을 가리고 공장으로 향한다. 어떤 때

           는 눈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어 살점을 여이고 뼛속을 얼어 붙일 듯한 찬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제친다.

            일백오십 미터 내지 오백 미터 되는 공장까지 뛰어가서 콘크리트 바닥
           에 개켜놓았던 얼어붙은 소위 작업복을 입는 것이고 얼음이 버적하는 한

           컵 물로 코끝에 칠하는 것으로 세수한 셈을 치는 것이다. 사람의 육체 조

           직은 어떠한 야생동물보다도 완강하고 환경에 적응성이 강하다는 것을

           나는 깊이 깨달았다. 스파르타의 교육원리도 아마 여기에 기인한 것이 아
           닌가 생각되었다.

            이만하면 감옥살이가 고생이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말은 더는 길게 할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끼리 사는 데에는 그 환경 여하를 막론하

           고 서로 살아갈 길을 찾고 살아갈 방도를 알아내는 것이며 또 그리하다
           보면 그 안에서도 삶의 의의도 있고 가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도 되는

           것이며 더욱이 통계상으로 보면 감옥 안에서 죽은 사람보다는 살아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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