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 2022년 1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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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로 미켈레나, <샤를로트 코르데>, 1889년, 캔버스에 유채, 234×315.5cm, 베네수엘라 국립미술관






            니다. 그가 베네수엘라에 와서 처음 그린 그림은 이와 같이 당시 베네수엘라       신문을 발간하며 혁명의 중심부로 들어갔습니다. 민중에 기 초한 혁명을 완
            의 비참한 현실을 그린 그림이었지요. 미켈레나는 역사화로도 유명합니다.         수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민중을 위했던 마라는 당통, 로베스피에르
            1889년에 그린 기념비적 역사화 < 샤를로트 코르데Charlotte Corday>는 미  등과 함께 급진파 자코뱅당을 이끌었던 인물이었습 니다. 그러나 반대 세력인
            켈레나의 스승인 로랭이 자랑스러 워했던 아주 훌륭한 역사화 입니다. 이 이       온건파 지롱드당을 탄압하면서 공포 정치를 이 끌어가자, 지롱드파였던 샤를
            야기는 한 세기 전의 프랑스대혁 명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1793년 7월 17일    로트 코르데가 마라의 집에 찾아가 욕조 안 에 있던 마라를 칼로 살해한 것입
            샤를로트 코르데가 프랑스의 혁명적인 정치가이자 지도자 장-폴 마라를 살해        니다. 다비드는 바로 이 장면의 마라를 혁명의 순교자로 묘사한 것이지요. 그
            한 후 체포되어 단두대로 향하는 장면입니다. 그녀의 마라 살해 이야기는 프       러나 미켈레나는 이 역사적인 사건을 마라를 주인공으로 하지 않고 마라를 살
            랑스 신고전주의의 거장 자크 루이 다비 드의 <마라의 죽음Death of Marat>  해한 코르데를 주인공으로 그렸습니다. 코르데는 마라를 살해 한지 나흘 만에
            으로 유명합니다.                                       단두대에서 처형당했습니다. 미켈레나의 그림 구성은 다 시 한 번 독특한 면
                                                            을 보여 주는데요. 가운데 빛이 들어오는 열린 문을 향 하여 담담하게 걸어 나
            1789년부터 시작된 프랑스혁명으로 왕정이 무너진 뒤 프랑스 혁명 정 부는       가는 코르데가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프랑스를 위한 애국적인 행동이었다
            자코뱅당과 지롱드당으로 나뉘게 됩니다. 프랑스혁명은 사상 혁명 으로서 근        는 것을 나타내듯 당당한 표정이지요. 이런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화가와 담
            대 시민혁명의 전형이 된 혁명이었죠. 여기서 시민혁명은 계급 으로서의 부르       배에 불을 붙이는 데에 만 몰두하는 간수가 보이지요. 게다가 그녀를 역사의
            주아 혁명만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전 국민이 자유로 운 개인으로서 자기       배신자로 낙인 찍기 위하여 사형 집행인과 그의 조수는 강제로 주홍색 수의를
            를 확립하고 평등한 권리를 되찾기 위하여 떨쳐 일어 선 혁명이라는 넓은 의       입히려고 하지 만 그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걸어 나가고 있네요.
            미를 가진 혁명이었습니다.                                  코르데가 저 문을 걸어 나가면 자코뱅당 지지파들의 야유가 뒤덮인 단 두대
                                                            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미켈레나는 자극적인 장면 묘사를 하는 대
            1743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마라는 보르도에서 의학을 배운 뒤 내과의 사로 활     신, 처형 장면 직전의 대기실에서의 간접 조명을 사용하여 더욱 긴 장된 장면
            동했던 사람입니다. 1789년 7월 프랑스대혁명이 발발하자 『인민 의 벗』이라는    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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