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전시가이드 2021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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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인수봉 46x38. 장지에 수묵담채
정통 수묵채색의 기운생동을 전하는 구과정에서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 내용은 적확(的確)하고 함축되어 있어 오
랜 세월이 지났어도 결코 그 가치를 잃지 않고 계승되어 지고 있다. 그 회화제
한국화가 고 영 일 작의 여섯 가지 요점이란 첫째, 기운생동으로 기(氣)를 충실하게 한 생생한 표
현을 할 것을 말한다. 둘째로 골법용필(骨法用筆)로 이는 안정된 선으로 대상
골격을 분명하게 파악할 것을 요하고 있다. 셋째로 응물상형(應物象形)이라
김재덕 (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하여 대상의 형에 따라서 사실적으로 그릴 것을 요 한다. 네째로는 수류부채(
隨類賦彩)로 각각의 대상에 따라서 특이성을 알고 채색할 것을 말하며 다섯째
로는 경영위치(經營位置)로 구도를 분명하게 결정하여 작화 할 것을 요한다.
서양의 예술활동에 대한 시대적 커넥션(connection)은 주로 가시적이고 외면 마지막 여섯째로는 전이모사(傳移模寫)로 고화(古畵)를 모사(模寫)하여 기본
적인 창의적 테크닉과 함께 독창적인 창작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사용의 다양 적인 필선의 운필력과 선대의 정신을 배우는 것을 말한다. 육법은 중국 각 시
성을 강조한다. 반면 동양의 예술활동에 있어서 전통의 계승은 예술가의 내적 대를 통하여 화법의 중심명제가 되어 전승되었다. 이 가운데에서 기운·골법·
태도와 심리 과정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창작과정에서 정신과 사상을 표출 응물이 중요시되었는데 특히 기운은 회화뿐 아니라 예술 전반에 걸쳐 동양사
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개념이 이를 설명해 준다 하겠다. 상의 심성으로 광범위 하게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일련의 정황을 보아 기운
기운생동함은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회화제작(繪畵制作)의 여섯 가지 생동에서의 기는 동양사상의 철학에 기원함을 알 수 있다. 남북조시대를 이어
요점(要點)으로써 남제(南齊)의 사혁(謝赫)이 ‘고화품록(古畵品錄)’에 기록되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동양철학에 기원한 동양미학은 서화 작품의 창작과 작
어 있는 것으로 동양화에서 진수를 표시한 말이라 하여 지금도 정통 수묵화 연 품 감상 및 평가에서 전통적으로 기운생동을 으뜸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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