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2021년 01월호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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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좌) 고향 UZES에 자리잡은 데이비드 자민 아틀리에 겸 갤러리 외부 전경 (우) 고전적인 분위기의 내부 전경
데이비드(불어 발음, 다비드) 자민은 그는 일상 속의 강렬한 행복, 희열, 낙관, 찬탄, 긍정의 순간을
색채의 마술로 포착한다.
에스프리누보
뒤, 그곳에서 15년간 미술을 공부했다. 20대 중반의 무명작가로 ≪Art World
새로운 정신 Gallery≫와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콜렉터들의 열광적인 러브 콜로 그림이 팔
리게 되면서 곧바로 국제적인 호평과 함께 수많은 상을 받으며 단숨에 촉망 받
는 중요한 작가가 되었다. 이후 프랑스를 비롯하여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이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태리 등 유럽 전역과 미국 뉴욕, 캐나다 몬트리올 등에서 전시를 이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서 아시아 미술계에도 그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현재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그의 작품을 만
나볼 수 있으며, 국내에선 ≪삼성 블루스퀘어홀≫에서 2016년 상연된 뮤지컬
그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규 미술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았으 『마타하리』의 대형 아트 웍을 통해 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며 전문학위를 받지 않았어도 글로벌 미술계에서 대접 받는다.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자민이다. 2020년에 들어와 지구촌이 발칵 뒤집혔다. 해를 넘기고 2013년 프랑스 남부 Uzès에 아틀리에 겸 갤러리를 열어 현재까지 부인 세브
도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인류가 ‘카오스’를 겪고 있는 시기에 낙관주 린, 두 아이 위고, 롤라와 함께 살고 있다. “Yes”를 쉽게 말하기 어려운 요즘 우
의의 정점, 멈추지 않는 긍정, 희망으로 춤추는 그림들은 거의 사라졌다. ‘디 리 모두가 그리던 강렬한 공감을 선사한다. 우리는 삶의 모퉁이마다 숨겨진
스토피아’ 같은 세상살이에서 불행, 절망, 우울, 냉소, 부정의 미학을 그리기는 평범한 그 순간들을 하나 둘씩 발견하게 되면서, 지치고 절망하고 포기하려
오히려 쉽다. 정작 어려운 것은 그 반대를 그리는 일이다. 데이비드 자민은 그 하는 자신을 추스르고, 그 우연 같은 찰나를 필연으로 더 길게 이어가려는 노
어려운 일을 누구보다 즐겁게, 그것도 빼어나게 해내는 사람이다. 그는 일상 력을 한다. 그로 인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어김없이 계속되리라’는 확신
속의 강렬한 행복, 희열, 낙관, 찬탄, 긍정의 순간을 색채의 마술로 포착한다. 을 갖게 되지 않던가? 그래서 그의 빨강(Le Rouge)은 쉽게 사그라지고 마는
찰나의 불꽃이기보다는 가장 따뜻한 집과 가장 깊은 사랑이고 싶어한다. 분명
데이비드(불어 발음, 다비드) 자민은 1970년 11월24일 프랑스 남부의 작은 그의 육체적 정신적 고향인 프랑스 남부의 풍부한 햇빛과 바람, 자연의 색채,
도시 Nimes에서 태어났다. 소년 시절 가족의 이사로 북부의 Calais로 옮긴 그리고 그의 뮤즈인 두 아이, 아내를 통해 얻은 바일 것이다. 그리하여 매번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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