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전시가이드 2020년 1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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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공감, 한지 석채 분채, 103x73cm, 2020





                                    2020. 11. 6 – 11. 19 갤러리내일T.02-391-5458




        정향심 회화전                                         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의 존재성을 부단히 높여가고 있다. 주어진 공간과 시

                                                        간의 현실적 벽을 뛰어넘어 보다 자신을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일인 것이다.
                                                        이는 벽(壁) 뒤에 숨겨진 타인의 방을 이해하기 위하여‘나’라는 주체자로서 승
        글 : 정향심 작가노트
                                                        화된 모습으로 변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상징적 아름다움만이 아닌 인위적인
                                                        미의 해석을 통해 가공된 아름다움을 추구함과 동시에 시대적 여성상을 담아
                                                        내려는 의도를 드러내고자 한다.
        나는 시간과 문화를 불가분의 관계로 보고 시간이 하나의 문화가 발달하는 방       특히 인물의 형태를 결정짓는 선은 대체로 곡선적인 성향이며, 전통적인 미적
        식뿐만 아니라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과도 밀접한 관       가치를 중심에 두면서도 다채로운 현대적인 조형성을 반영하여 시대감각에
        계를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공간이 만들어 내는 현대인       일치하는 미를 회화적 문맥 속에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하겠다.
        들의 시대적 공간이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생각에서 작품은 전반적으로 알레
        고리의 형상화 작업으로 현실의 벽을 허물고, 현실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오늘날 다문화적 경향의 다른 공간과 시간 및 인간이 혼재의 특징으로 맞물
        반사적 현실을 투영시키는 관조의 태도로 이해되길 바래본다.                려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비판적 기제에 의해 자신의 회화 언어로 탈바꿈
                                                        시키는 점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해 본다. 일상의 공간과 또 다른 세계를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즉 본인은 하나의 독립된 한 인간으로서의 자유의지를       볼 수 있는 일종의 프리즘 역할을 하는 것이 매체라면, 인간 의식이 가지고 있
        상징한 자화상이다. 전통적 여성상이 주로 고요와 침묵, 인내하는 모습으로의       는 새로운 영역을 재발견하기 위한 예술적 현실은 현재에 공존하고 있는 공간
        상징이었다면, 작품 속의 나는 독립된 소우주로서 무한한 자유를 꿈꾸며 현실       과 시간 및 인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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