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전시가이드 2024년 12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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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천사 대웅보전 꽃살문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꽃살문
강화도 정수사 대웅보전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가로살과 세로살이 교차되
는 부분에 연꽃, 국화, 매화 등의 꽃문양을 붙인 꽃살문과 달리 통판에 꽃을 조
각하여 만든 특이한 경우이다. 중앙 2칸에 달린 사분합의 꽃살문으로 소담스
럽게 피어난 연꽃과 화려하게 만개한 모란꽃들이 네 개의 각각 다른 문양이
그려진 청자 도자기 꽃병과 진사 도자기 꽃병에 꽂혀 있다. 게다가 꽃병마다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해 위로 뻗어 올라 간 줄기의 가지마다 아름답고 예쁜 꽃
들이 매달려 있다. 어떻게 이러한 창의적인 구도를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활
짝 피어난 꽃들과 꽃잎을 신성하고 풍성하게 통판에 새긴 꽃살의 조각과 단청
에서 당시 장인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가운데 문은
꽃살문을 달고, 좌우 양쪽의 문은 소박하게 격자형의 창호문을 달아서 절제와
조화의 미를 보여주고 있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16세기경에 제작되어 오래된 꽃살문 중
의 하나이다. 이곳에는 모두 8개의 문짝에 조각하여 붙인 꽃문양이 다양하
고 솜씨가 뛰어나다. 특히 법당을 향해 오른쪽에서 세 번째 문과 여섯 번째
문을 보면 아래쪽에 10여 개의 꽃봉오리가 조각되어 있고, 그 위쪽에서 활짝
핀 꽃들이 새겨져 있다. 영광 불갑사 대웅전의 꽃살문은 기하학적인 연속 문
양이 일품이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소재하는 흥천사(興天寺) 극락보전의 출입문을 장식한
꽃살문은 마치 민화 병풍을 세워 놓은 듯한 모습이다. 민화의 전형 그대로 대
나무, 모란, 국화, 연꽃, 목련, 포도 등을 바위와 함께 그린 소재도 그렇거니와
단청 채색한 기법도 민화와 다를 바가 없다.
사찰의 중심이 되는 극락보전의 문살에 다산을 상징하는 과일 중의 하나인 포
도를 조각해서 붙였는데 꽃살문을 제작한 장인이 일부러 그런 건지 아니면 실
수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게도 포도 송이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포
도가 등장하는 이유는 아들 많이 낳게 해달라고 기도하러 오는 신도들의 간
절한 바람 때문일까? 영광 불갑사 대웅전 솟을금강저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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