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샘가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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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낭비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돈이면 이것도 하겠다. 그렇게 얘
기하기도 합니다. 지금 가룟 유다도 그렇습니다. 그것을 왜 낭비하느냐 그것을 팔아
서 구제하면 참 좋을텐데 라고 가룟 유다가 얘기하는 것이 얼마나 명분이 좋습니까?
가난한 자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선한 명분입니다. 하지만 그 좋은 일에 자
기 것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명분은 좋은데, 그 좋은 명분을 위해서 자기가 희생하지
는 않습니다. 성경을 다 찾아봐도 가룟 유다가 구제를 위해서 기도하거나 헌금했다는
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고 합니다. 전형적인 이중
인격의 모습입니다. 그는 도둑이라. 돈 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나는
주님의 것을 훔치는 것은 없는지? 주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것들, 시간, 예물, 마음들
을 가로채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주님을 위해 계속 드리며, 더 드리
지 못해, 더 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가진 자의 스타일이 바로 마리아 스타일
입니다. 반대로 명분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고 대단한 것 같지만 그 명분을 통해 자신
의 이익을 추구하고 악한 모습을 가진 자가 바로 가룟 유다의 스타일입니다.
셋째로, 영광되고 기념이 될 흔적을 남기는 자와 기회를 놓친 저주 받은 자의 차이입
니다.
12제자가 되는 것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창세 이후로 선택된 12
명에게만 주어진 기회였습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 아무나 선택될 수 없는 자리,
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12 제자 중 한 명인 가룟 유다
가 남긴 흔적을 보십시오. 가룟 유다가 죽은 후에 기록된 성경이기에 가룟 유다를 표
현할 때 다른 사람과 구별하기 위해서 가룟 출신이라는 말이 꼭 들어가 있습니다. 그
리고 이런 표현이 또 들어가 있습니다. 예수를 팔려는 사람, 예수를 파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기록해서 그가 얼마나 저주스러운 삶을 살았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경
저자는 더 나아가서 그냥 가룟 유다가 자살해서 죽었다는 표현만 해도 좋은데, 사도
행전 1장에서는 아주 자세하게, 사람이 목매달아서 자살해서 죽었는데, 떨어져서 배
가 터지고 창자가 다 흘러나왔다는 잔인한 표현을 써놨습니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성경은 쓴 것일까요? 심지어 주님도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뻔했
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정말 복된 기회를 욕심과 재물을 향한 마음과 야망 때문에
인생이 망한 대표적 인물의 처참한 결과가 뭐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마리아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그 사건을 말하라고 합니다. 헌신의 향기
가 지금도 흘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나드향은 우리 코끝에서 나는 것은 아니지만 헌
신의 향기는 우리의 가슴속에 감동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사람들 속에 영원히 그 향기가 날 것입니다. 멋진 흔적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같은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같은 중심을 따른다고 하면서, 같은 장소에 있으면서도 같
은 마음, 같은 믿음, 같은 사랑, 같은 헌신은 아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요?
두란노교회 담임목사 이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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