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전시가이드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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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컬럼
금강산도 8폭병중 3폭
장지에 담채. 100×28cm
조선민화박물관
민화를 차용, 응용한 밀착시킨 현대적 이미지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민화의 요
소를 빌려 색다른 현대적 주술적 화면을 만들어 내어 불안, 초조해 하는 우리
순수 작가들.Ⅸ 들을 크게 위로해 주었다. 대표적인 작가로 김은진, 한민영, 써니킴, 서은애, 이
민정, 김지혜, 김근중, 엄옥경, 홍지연, 아트놈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들이 바로
전통 민화에 영감을 받아 혼을 불어넣음으로써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도 살아
글 :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숨 쉬게 만들어 놓았다.
이상과 같이 2000년대 젊은 순수회화 작가들은 현대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컴퓨터 프린트, 복제 사진, 웹아트 등을 동원하여, 민화의 신비하고 초월적인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여러 계층, 여러 분야의 작가들이 민화에 관심을 가 기운이나 영적 세계를 작품에 과감하게 불러들여 녹여서 오늘을 사는 우리를
지면서 새로운 해석과 응용, 그리고 조형적 실험 펼쳐 보였다. 특히 젊은 순수 위로해 주었다. 서양 문물에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미술계가 2000년대에 들어
회화 작가들이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민화에 접근하였다. 젊은 작가들을 통해 모처럼 한국적 모티브를 적극 차용하면서 큰 효과를 얻
이들은 민화의 도상이나 색채 차용이라는 표피적 관심에서 벗어나 현대의 기 었다고 할 수 있겠다.
기(器機)를 이용한 시도를 통해 현대인의 감성에 부응하였다. 즉 이들은 현대 끝으로 민화가 현대의 젊은 작가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은 아마도
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컴퓨터 프린트, 복제 사진, 웹아트 등을 동원하여 현대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소박하고도 가식 없는 건강한 미의식 때문일 것이다.
인의 삶에 밀착한 ‘라이프스타일’, 이를테면 전통 민화의 이미지가 어른거리면 너무 전문적인 그림을 대해 오던 사람들에게 민화나 무속화와 같은 민간그림
서도 현실공간에 잘 어울리는, 그러면서도 그들 개인이 요구하는 메시지가 잘 이 주는 신선감은 비기교적이란 점에 매료된 것으로 본다. 이렇게 전통 민화
드러난 독창성 강한 작품으로 유행을 이끌어 나갔다. 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비단 순수회화 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2000년대 젊은 순수 회화 작가들은 앞선 시대의 야 뿐만은 아니며 디자인, 공예 등의 여러 분야에서도 적극 차용, 응용한 생활
수공적 제작 방법에서 벗어나 현대의 기기(器機)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작업 용품을 만들어 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였으며, 민화의 보편적인 주술적 이미지를 현실 삶의 사상, 사건, 소망 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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