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전시가이드 2024년 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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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전시








































        봄의 기세, 53.0x33.4cm, oil on canvas




                               2024. 8. 14 – 8. 20 갤러리이즈 (T.02-737-6669, 인사동)




         그 곳을 품다(Ⅱ)
                                                        림을 그릴 때, 단순히 형태만을 주목하는 것이 아닌 서정적 관심을 녹여내고
        정인화 작품전                                         자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눈은 형태 이상의 것들 즉, 소재에서 주는
                                                        변치않음 이나 애틋함, 신비로움 등을 발견하고 또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글 : 한호중 (미술학 박사, 경민대학교 교수)                      정인화의 작품들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시의 한 잔상 같기도 하고, 온화하고
                                                        소박한 모습들 속에서 봄빛의 축복을 받은 생명을 노래하는 것과 같다. 봄날
                                                        의 꽃 틈에 조용히 등장하는 옛 풍경과 잔잔한 햇살이 선사하는 울림 등이 노
        정인화의 두 번째 개인전의 근작들을 살펴보면 작가 내면의 따뜻함과 서정         래하는 선율처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묘사에 있어 능숙한 기교
        적인 시간을 담은 정인화만의 색을 표출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작가가        를 바탕으로 한 그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오만한 기교보다는 하
        세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시각에 대한 해석일 것이다. 작가의 심안 안에서 보       나의 틀 속에서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화면의 조화와 짜임새를 상당히 중시
        이는 유년의 기억들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꽃          하고 있음을 느낀다. 또한 봄 꽃잎의 터치는 필요에 따라 밀집과 여백을 조화
        향기가 되었다.                                        롭게 구성함으로써 안정적으로 화면을 연출한다. 그것은 화면의 구성과 더
                                                        불어 주제의 표출이 중요하게 수렴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결과로 보여진다.
        정인화와 꾸는 꿈
        정인화의 작품이 향기를 가지는 연유는 작가의 현재와 과거 사이의 시간에 대       정인화와 송이송이 그리움
        한 끊임없는 질문과 예술적 생명력을 분출하기 위한 창조 정신이 있기 때문이       정인화 그림에서의 봄꽃이 있는 옛 풍경은 작가에게 단순히 작업의 소재거리
        다. 작가 정인화의 작품을 볼 때면, 그의 작품에는 옛 것의 감성이 색으로 녹아    가 아니다.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또 다른 작가의 모습이라 할 수 있
        들어 있음을 느낀다. 작가 또한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자연과 아련한       다. 특히 질박한 장독대들의 군집과 빛바랜 툇마루 밑의 신발들, 대문사이로
        추억의 소재들을 마음의 눈으로 포착하듯 재구성 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림        펼쳐지는 개나리와 장독대들의 향연. 등장하는 따뜻한 빛과 색. 그리고 그 빛
        마다 작가의 행복함과 따뜻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작가는 그      을 담아내는 형. 따라서 봄날의 옛 풍경을 대상으로 그리는 모든 과정과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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