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전시가이드 2024년 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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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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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미학의 진수, 56.5x46.5cm, Acrylic on canvas, 2024



            들이 자연답다. 결국 작가 정인화의 그림은 스스로가 자연이자 시간인 것이        향해 길게 손을 내민 것처럼 그려진 봄꽃의 군집 등, 매 화폭마다 그 방법이
            다. 그 어떤 꾸밈이나 가공이 느껴지지 않는 작가적 소양이 그림에 묻어남으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삶이 구상화된 면과 색채의 독특한 내재율을 통해
            로써 가장 서정적이면서 정겨운 옛 봄날이 탄생하는 것이다.                작가 내부에 존재하는 심미적 기능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현재와 과거, 자
                                                            연과 생명에 대한 이러한 예찬으로 이어지는 정인화의 작품들은 정교한 구성
            정인화와 꽃들의 합창                                     과 색상의 조화를 통해 정인화만의 독특한 미감을 자아낸다. 또한 이번 전시
            작가 정인화는 주로 유년의 기억과 전원의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최       를 통해 작업을 통해 작가 정인화의 삶의 방편을 말해주고 있다.
            근 그의 작업은 야생화나 빛바랜 기와 등 색채는 단아하면서도 절제 되었으
            며, 묘사는 매우 치밀하면서도 화려한 색채를 선보이고 있다. 그간의 화면 속      작품에서 등장하는 옛 봄의 풍경과 고향의 정취는 작가 정인화에게 있어 가
            에 등장하는 꽃잎들이 섬세하게 찍은 점묘에 가까운 작업으로서 색감을 순화        슴이 뛸 만큼 뇌리에 아주 강하고 소중하게 각인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 따
            시켰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히 꽃들의 군집 같지만, 지극히 차분하게 터치함       스하고 찬란하며 어머니의 품 같은 기억들과 함께 화면 안에서 느껴지는 행
            으로써 화면을 채워가는 그만의 감성 즉, 그 감성 속에 녹아있는 서정적 안락      복함과 희열이 참 좋다. 정인화의 작업을 보고있자면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이
            함이 꽃 한 송이, 한 송이의 표정으로 귀결되었다.                    아니라 그림을 느끼고 그림 안에서 나의 모습을 찾는 듯 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마루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찾고 장독대를 어루만지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
            정인화의 시                                          보고 가지런히 걸려있는 옥수수를 쓰다듬는 꽃들의 향기에 젖어 사색을 즐
            유년의 피사체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필자의 눈에는 화면상으로는 꽃과 오         기는 모습 따뜻한 봄날에 햇살을 맞으며, 시간의 향기를 먹고 있는 모습. 이런
            지 항아리 혹은 옛 가옥의 재현으로 보이나 실상은 화면에 그려 넣은 다른 풍      나의 모습들을 찾게 된다. 이것이 정인화의 작품이자 세계이다. 그리고 어렴
            경. 즉, 햇살을 담은 나무대문, 다듬어지지 않은 돌계단, 화려한 꽃담, 우리의    풋이 기억나는 내 고향의 모습들을 떠오르게 하는 동시에 아련한 고향의 향
            시골에서 보여지는 구수한 풍경과 그 속에 담긴 향기, 그 향기를 품은 작가의      수를 느끼게 한다. 잊혀져가는 유년의 기억과 동심을 찾게 한다. 이것이 정인
            기억은 주제성의 표출이 강력하게 느껴진다. 이런 방식을 통해 작가는 삶을        화 작가 만에 힘이다.
            대하는 방식이나 태도 등을 회화의 방법으로 꾸미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를
            통해 자신만의 마당에서 본연의 존재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정인화의 작품들을 통해 편안한 안식처를 그리워하는 현대인에게 담백
                                                            하고 나른한, 또 따사로움과 휴식과 같은 고향의 넉넉함을 선사하는 계기가
            정인화의 사랑                                         될 것이다. 지금의 정인화도, 화폭 속의 정인화도 같은 시공간에 함께 하고 있
            작가의 근작에서 봄 풍경을 매개로 하여 본질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방       는 듯 편안하고 따뜻하다.
            법적으로는 조금씩 다른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투박한 붓질과 다양한 색채의
            봄 꽃잎, 그리고 주변 풍경과 대비를 살려준 대범한 색조와 함께 마치 관객을      작가 정인화의 다음 작업을 따뜻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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