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전시가이드 2020년 03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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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랑  72.2×53.0cm  oil on canvas  2019      그녀는 사랑Ⅱ  72.2×53.0cm  oil on canvas  2019






            “그녀에게”라는 전시명으로 어느덧 4회째 개인전을 발표하는 전현자 작가의        감상자들에게 최상의 안정감을 주며 각박한 현세를 초월하는 천상의 세계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 보이는 작품들은 여성을 그려낸 인물화들이다. 그       초대한다. 이러한 감성은 작가의 인물화에서 보이는 절대적 이상향(理想鄕)
            림의 형식과 표현의 방법을 보면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일반적인 초상화처럼         의 세계와 동일하여 전현자 작가가 추구하는 세상을 향한 따스한 마음으로 공
            느껴지나 자세히 살펴보면 유난히 순수하며 편안하게 그려진 인물이 매우 상        감된다. 맑고 온화한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그리던 그녀의 마음은 꽃으로 표현
            징화 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작품 <그녀에게, 2020, 캔버스에 유  된 자신과 안락한 소파로 표현된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는 듯하다. 이
            채, 72.7 x 72.7cm>를 보면 화면에 묘사된 여성은 차분한 이미지의 목이 길고   는 조형적 언어의 은유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그리는 특성으로 전개되어있으
            그윽한 눈매이며 마치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작품의 대상이 되는 모델이 반        며, 그녀 자신의 내부에 자리한 온화한 감성과 형상이 여인의 인물에서도, 소
            측면으로 마주하여 자연스럽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이는 작품의 여       파에서도, 붓꽃과 복숭아에서도 동일하게 존재하며 관람자들에게 다가선다.
            인과 관람자는 일정의 거리를 두고 분리되어 있으나 하나의 공간에 함께하는
            공동체적 느낌을 전해준다. 다른 인물화를 보아도 수수한 백색의 옷차림 여성       그림에 나타나는 복숭아는 천상의 선물이며, 꽃의 이미지는 여성성을 상징하
            이 꽃이나 식물, 천도복숭아를 가슴에 안고 있으며 머리에는 꽃이나 공작새,       고 우리가 일상에서 기념일에 전하는 선물을 의미한다고 작가는 언급한다. 그
            면사포 등의 장식하고 그림을 보는 관람자와 눈빛을 마주하고 있다. 여성의        녀의 이러한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 삶의 반영이며, 현실을 극복하는 이상적인
            배경은 따뜻하고 편안한 색조의 안개와 산, 구름, 하늘 등이 자리하여 마치 현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녀 스스로 염원하는 평온(平穩)과 수많은 여성에게 보
            실의 세계에서 천상의 세계로 전이(전이공간, 轉移空間, transfer space)되는   내는 따뜻한 마음의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인 것이다. 차가운 겨울이 가고 얼었
            종교적인 감흥을 주어 태초의 시간과 공간을 느끼게 한다.                 던 대지에 생명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봄이 왔다. 그녀는 이제 자신만의 목소리
                                                            로 자신의 삶을 노래하는 종달새처럼,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전현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지난 몇 해 동안 진행되었던 Dreamy sofa(  평온한 마음과 기도를 전달하는 그녀의 작품을 소통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에
            소파)와 Iris(붓꽃)의 이미지가 보다 구체적이며 그녀만의 주제성으로 발전한     등장하는 붓꽃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으로, 영어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예를 들어 작품 <The Dreamy sofa, 2018, 캔버스에   식 이름으로는 아이리스(Iris)라 불리며 이는 무지개를 뜻한다. 이러한 연유로
            유채, 116.8 x 80.3cm>를 보면 편안하고 안락하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소  붓꽃의 꽃말은 비 내린 뒤에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라고 한다. 전현자
            파가 신비로운 분위기의 산과 구름을 배경으로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소파에       작가의 숭고한 작품들이 우리의 삶을 기쁨으로 넘치게 하는 아름다운 언어가
            인물을 대신하여 그녀가 즐겨 그리는 복숭아들을 올려놓았으며 측면에는 보         되어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기를 이번 전시를 통해 기대해 본다.
            랏빛의 붓꽃이 피어있다. 더할 나위 없이 포근해 보이는 구름 방석은 작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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