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전시가이드2025년 09월 이북용

미리보는 전시

Thak you for the Music, 112x112cm, acrylic on canvas, 2025

2025. 9. 11 – 9. 23 아트스페이스퀄리아 (02-379-4648, 평창동)

나은미 초대전 이처럼 그 유희성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사물과 인물의 모티브들은, 광활한 우
주를 배경으로 아주 먼 과거의 기억과 지금 이곳의 경험을, 애써 발돋움해 보
지만 닿기에 요원한 이상과 부조리하지만 자유와 사랑에의 열망으로 항해하
글 : 변진혜 (미술사연구자) 는 지금 이곳의 현실을 연결하는 동화적인 별자리 (Konstellation)를 이룬다.
잉그리드 바흐만(Ingrid Bachmann), 루이제 린저(Luise Rinser)와 같은 작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모든 회화는 필연적으로 그리고 상관적으 가들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이 소설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메르헨에 주
로 판타지인 동시에 모상(模像)이라고 한 바 있다. 또한, 이념의 빛은 창조적 목하였다. 다소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메르헨적 표현을 선호하며
인 토대의 어두움과 맞서 싸우며, 이 싸움 속에서 그 빛이 판타지의 색깔 유희 작은 그림들로 심원한 세계관을 드러낸 파울 클레의 지지자이기도 했던 발
를 산출해낸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벤야민이 터 벤야민은 메르헨을 신화(Mythos)가 드러내는 폭력성에서 해방을 가져다
간파한 회화적 특징을 또한 잘 보여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주는 마법과도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판타지적 성격은 전시된 작품들의 두드러진 특징으로서 마지막으로 언 생의 고통을 통과하는 시기에 커다란 위로를 준 음악 경험과 또 협연으로 함
급할 수 있는 메르헨(동화Märchen, fairy tale)적인 성격을 더욱 증폭시키 께 한 이들과의 소중한 추억, 그리고 화가가 독창적으로 해석한 각 노래의 뜻
고 있기도 하다. 과 리듬이 담긴 화폭들은, 위에서 제시한 주요 특징들과 더불어 우주적일 만
큼의 너비와 깊이의 보편성을 지닌다. 판타직한 우주적 무대(경계)에 서서 부
나비, 돌고래, 고양이, 어릿광대, 요정, 종이접기로 만들어진 배, 비행기, 바순, 를 나은미 작가의 다음 노래, 세헤라자드의 그것처럼 매일 이어질 그의 이야
클라리넷 등의 관악기,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자 등등 흡사 숨은그림찾기 놀 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 또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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