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전시가이드 2020년 05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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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트레이시 에민과 2014년 7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설치 작품 '침대' (우) 2019년 3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유화 작품 '허리케인', ⓒADAGP-DACS
ADAGP 글로벌 저작권자로 등록되었다는 의미는 곧, 전 세계 조형미술 생태계에
작가 고유의 ‘개인 브랜드’를 정통 계보에 올림으로써 시장 경쟁력 및 인지도의 확장여부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동반한다.
가 안정되기 시작하자, 중국인들의 거품 섞인 투자심리가 잔뜩 젖어있는 자본 궁극적으로 트레이시 에민은, 영국 출신으로써 자국의 저작권 시장인 【DACS】
이 미술시장에 몰려든 점 역시 반영되었으리라. 회원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곳곳에서 인지도가 높은 【ADAGP 글로벌추급권
자】의 종신회원이라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적 작가’인 셈이다. ADAGP 글
여기에 ‘브렉시트’와 더불어 다양한 악재들이 산재해있던 영국의 미술시장이 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 사이트에 게재된 등록 페이지에서 주지할 수 있듯
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시 에민을 비롯한 영국계 작가들의 꾸준한 글로벌 이, 녹색으로 체크된 ‘7대 저작권’ 전체를 보장받는 전형적인 ‘권리 주장 형’ 작
장악력에 의해 미국-중국-영국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미술시장 트리오>가 가 군에 속한다. 이는 yBa 출신뿐 아니라 일반적인 영국계 작가들 거의 대부
전 세계 미술시장의 85%를 차지하는데 큰 일조를 한다. 따라서 상기한 자료 분이, <복제권>을 비롯한 나머지 권리들을 포기하면서도 특별히 <재 판매권
를 근거로 최근 3년간 글로벌 미술시장의 추세와 경향을 보수적으로 분석해 >만은 절대 고수하는 ‘증후군 성향’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그녀만의 독보적
보면, 전 세계 미술시장의 총 매출액과 규모는 증가한 반면에 순위에 등장한 인 행보에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더군다나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과 더
작가들의 개인별 매출규모는 서로 큰 차이가 없이 비슷비슷해졌음을 알 수 있 불어 세계 곳곳의 미술시장에서 활발히 선보이는 페인팅(회화) 작품 또한 다
다. 즉, 기존에는 대세를 좌우하는 거장들의 작품 구매를 우선하는 <편식 형 양한 스타일의 전체 작품 거래에서 소외되지 않고 꾸준히 거래된다는 점에서,
컬렉션>이 주종을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꾸준한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순수회화 위주의 작업에만 편중된 우리 화단의 안타까운 현실에 비춰볼 때 여
하는 <글로벌 중견 작가>들끼리의 치열한 경쟁에 힘입은 약진이 돋보인다. 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사태’의 전 지구촌 확산으로
인한 작금의 세기적인 불경기 속에서, 어쩌면 기우일 수도 있겠으나 여성 작
트레이시 에민 개인의 경우에 주목하면, 작품 활동과 전시 작품 흐름을 보면 가들의 분포비율이 훨씬 높은 우리 화단의 추세로 미뤄볼 때, 벼랑 끝에 내몰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페인팅(회화) 작품이 대폭 늘어난다. 2000년대 린 생활형 남성 작가들의 그릇된 텃세가 자못 우려된다. 아무쪼록 나름대로
초반까지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시도를 많이 해왔다면, 2000년대 후반 작품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당당히 이야기하며 전 세계 팬을 거느리
활동을 보면 페인팅이 주된 작품 군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2019년 3월 ≪ 고 있는 트레이시 에민의 꿋꿋한 자부심을 벤치마킹하는 지혜를 발휘해 냄으
크리스티 런던 경매≫에서『허리케인(2008)』이 431,250 파운드(한화 6억 3 로써 고통과 난관을 극복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천만 원 상당)에 낙찰된 바 있다.
1) 라틴어로 ‘만인을 위한’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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