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전시가이드 2023년 06월 이북
P. 34

김재덕 컬럼










































           Dynamic air-Life 97.0×130.3cm Oil on Canvas 2021






         유클리드기하의 조형미학
                                                        하”라는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의(留意)할 것은 각각의
        서양화가 김  학  광                                    영역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양자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회개”라고 번역된 신약성경의 그리스원어 “메타노이아(metavnoia)”의 원래
        글 : 김재덕(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의미는 도덕적 회심이지만 `사고방식, 관점, 마음의 바꿈'을 뜻하기도 한다. 메
                                                        타노이아는 단순히 옛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의식의 변화'
                                                        까지를 말한다. 몇 가지 잘못된 태도나 습관에 머물지 않고 사람이 근본적으
                                                        로 변하는 것이다. 존재 이유와 목적, 삶의 방향을 바꾼다는 뜻이다. “생각을
        기하학(幾何學)에 ‘유클리드기하’와 ‘비(非) 유클리드기하’가 있다. 유클리드     바꾼다”는 것이 그 어의의 핵심 요소이다. 곧 “의사(意思)의 180도 전환”이다.
        기하학의 공리를 정리하면, [어떤 것 둘이 어떤 것과 서로 같다면 그 둘은 서로    그리하여 메타노이아는 단순 행위에 대한 뉘우침이나, 이에 대한 개선이 그
        같다. 서로 같은 것에 서로 같은 것을 더하면 그 결과도 서로 같다. 서로 같은    중심이 아니라 의식의 근본적인 개혁이라 할 수 있다. 가치관이나, 판단의 근
        것에 서로 같은 것을 빼면 그 결과도 서로 같다. 서로 일치하는 것은 서로 같다.   원적인 변혁이다. 이는 양적인 개선이 아니라, 질적인 개혁이다. 새로운 존재
        전체는 부분보다 더 크다.]로 학자들은 정의 하였다. 따라서 그 공리에 의하면     에의 탄생 곧 신생(新生)이다. 그리하여 메타노이아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여
        유클리드기하에서는 ‘평행선은 서로 교차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진리로 통용       러 가지 근본적인 성질이나 행동을 개선하는 데에 그 역점을 두지 않는다. 이
        되고 있다. 이에 반(反)하면 비 진리로 간주되는 것이 이치이다. 그러나 ‘비 유   는 그 삶의 전체 방향이 곧 신과의 관계가 전환되는 데에 전적인 역점을 둔다.
        클리드기하’에서는 ‘평행선은 서로 교차 한다’라는 것이 진리로 정론되어 이에
        반하면 비 진리로 여김을 받는다. 모순되게도 이 양자를 동일한 선상에 놓으       서양화가 김학광은 메타노이아의 사고전환을 기하학적 공리의 수많은 레이
        면 서로의 주장은 심히 상반되어 혼돈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양자의 주장은       어를 통해 조형화 하는 천착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조형세계는 단순 논거의
        각각의 영역에서 아무런 모순도 없이 상호 진리로 통용되면서 함께 기하학의        시각적 아름다움의 추구가 아닌 의식의 근본을 찾기 위한 사고의 전환이며 가
        발전에 공헌하여 왔다. 이는 양자의 주장이 각각 서로 다른 각자의 영역에서,      치관의 변환을 통한 시각적 이미지의 창의적 접근이다. 지각 세계의 무성의
        곧 하나는 “유클리드기하”라는 영역에서, 그리고 또 하나는 “비 유클리드기       한 동의가 아닌 작가만의 조형언어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한 담론을 제시하고


        32
        32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