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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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덕홍전 반자초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샤히진다 영묘


            덕수궁 준명당(浚眀堂)의 천장을 보면 반자 청판에는 주색 바탕에 검은색으        들의 멸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작품은 조선시대 미술에서 상당한
            로 목숨 수(壽) 자와 복 복(福) 자를 그려 넣고, 네 모서리에는 길상문양인 박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단청을 하였지만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
            쥐문을 그려 넣었으며, 반자틀에는 종다라니초로 화려하게 단청을 하였다.         민화의 수요가 늘어나자 계절적으로 단청을 할 수 없는 겨울철이나 단청 공
            준명당과 나란히 옆에 세워진 즉조당(卽阼堂)의 내부 천장의 반자초도 일품        사가 없을 때에는 민화도 그리며 그 맥을 이어 오게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이
            이다. 반자 청판에는 황룡과 청룡의 쌍용을 그려 넣고, 네 모서리에는 길상문      들은 문인화를 즐겼던 사대부 양반도 아니었고, 나라에서 선발을 했던 도화
            양인 박쥐문을 그려 넣었으며, 반자틀에는 종다라니초로 화려하게 단청을 하        서의 화원도 아니었지만 격식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유분방한 예
            였다.                                             술적 감각과 충분한 기량을 갖춘 진정한 화가이자 참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이에 뒤질새라 덕홍전(德弘殿)의 천장에는 쌍봉황이 가득해서 볼만 한데 봉
            황은 전설에 나오는 상상 속의 새로서 수컷은 봉(鳳), 암컷은 황(凰)이라고 하
            며 새 중의 으뜸으로 쳐서 고귀하고 상서로움을 나타낸다. 우물천장을 하였으
            며, 반자 청판에는 쌍봉문(雙鳳紋)을 그려 넣고, 반자틀에는 4엽 주화의 종다
            라니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단청을 하였다. 봉황은 자웅(雌雄)이 서로 사이가
            좋기로 알려져서 남녀 간의 사랑을 상징하기에 쌍봉문으로 단청을 하게 된 것
            은 아닐까 짐작된다. 이곳의 천장은 조금만 바라보아도 동일한 문양과 색상으
            로 사방 연속 사각형의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 반복되어 시각적으로 매
            우 현란하고 화려하다.

            부산 범어사의 팔상전, 독성전, 나한전 천장에는 주악비천(奏樂飛天)과 공양
            비천(供養飛天), 가무비천(歌舞飛天)을 그린 다양한 비천 그림들이 눈길을 끈
            다. 비천(飛天)은 고대 인도 신화에 나오는 건달바(乾闥婆)와 긴나라(緊那羅)
            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음악을 연주하는 신(神)인 건달바는 술과 고기를 절
            대로 먹지 않고 오직 향(香)만을 구하여 몸을 보호하며 스스로 몸에서 향기를
            발산하므로 향음신(香音神)이라고도 한다. 긴나라는 노래하고 춤추는 신(神)
            으로 형상은 사람인지 아닌지 애매하다고 하는데, 이 둘은 불교에 포섭되어 팔
            부중(八部衆)의 하나가 되었다.

            제천 신륵사의 빗반자에 그려진 주악비천은 단원 김홍도의 <무동>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림의 크기가 크고, 천장에 그렸음에도 그 선의 필치는 대
            단히 힘차고 활달하다. 비록 단청을 하는 이름 없는 화공이 그린 그림이라고
            하지만 예술적으로 뛰어난 회화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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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공은 조선시대에는 사회적으로 낮은 신분계층으로 천대를 받았으며,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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