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P. 49
김선우, Over the sea, 2021 김선우, Happy Flight, 2021 (출처 : 프린트베이커리)
술관과 비평가 등이 미술시장 확대 및 성장에 따라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을 나누어 주식처럼 보유하는 조각(piece)을 소유하는 것으로, 비싼 예술작품
다. 이른바 미술품 유통(아트마켓의 생태계 구조)은 거래기관의 신뢰성, 가치 을 조각내 원하는 만큼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권을 NFT
평가의 객관성, 거래정보의 투명성, 법과 제도의 개선, 세금 및 거래한도의 특 방식으로 저장해 그 소유권 조각(일종의 퍼센트 방식 혹은 블록체인 기술을
성에 따라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용한 코인 투자)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과연 아우라가 있는 원본 작품을 쪼
개는 것이 가능할까. 과거 직장이나 예술을 ‘획일적/절대적/평생’ 개념에서 이
최근 온라인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아트마켓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해하던 기존 세대로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다. 조각투자는 부동
미술시장의 문제점과 더불어 성공적인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산, 예술작품, 무형의 음악과 기록물에 이르기까지 소유권을 나눠 갖는 방식
다층의 상황 속에서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환경은 미술시장 활성화와 대중화 이다. 새로운 아트투자 플랫폼의 현상은 아직 그 실익여부를 판단하기엔 시
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미술품을 직접 보고 거래를 할 수 없어도 그림을 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매칭해주는
사는 미술시장의 큰손들, 이른바 인구의 44%를 차지하는 신(新) 소비 권력층 플랫폼부터 예술가가 자금을 직접 모으는 펀딩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도박 같
MZ세대들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전시의 방향은 아트테크(아트+재테크)라는 은 리스크 속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소유하고 싶은 MZ세대의 질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네이버카페 ‘직장인 컬렉터 되다’는 미술품 투자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 막 가입한 초보부터 전문컬렉터까지 다양한 이들이 존재한
다. 주식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본인 자산의 30%이상을 컬렉팅에 투자 MZ세대는 왜 아트마켓에 자신을 욕망을 투영하게 됐을까. SNS를 통해 취향
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아트바젤과 후원사인 UBS의 ‘2021 미술시장 을 이끄는 인플루언서인 BTS 멤버 ‘RM이 다녀간 전시와 작품’은 관람객이 구
보고서’는 미국·영국·중국 이외에 아시아를 뒤흔드는 고액의 컬렉터들 50% 름처럼 형성될 만큼 큰 영향력을 갖는다. 최근 서울옥션/K옥션 등에서 하태
이상이 MZ세대라고 설명한다. 새로운 컬렉터 층의 등장은 부자들만의 리그 임, 문형태, 우국원, 김선우 등과 같은 젊은 작가들이 큰 인기를 끄는 현상 역
였던 ‘미술의 비공개성’을 평범한 직장인들로까지 확장시킴으로써 ‘정보의 공 시 미술투자가 코로나와 IT기술의 발전으로 급격한 대중화를 맞게 되면서 벌
개성’으로 바꾸는 현상을 낳고 있다. 실제 고액으로 투자하던 미술품 투자는 어진 현상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경매와 전시, 온라인 뷰잉룸으로 대체
신진·청년작가들의 NFT, 판화, 드로잉 뿐 아니라, 조각투자까지 다양한 형태 된 아트바젤 홍콩과 키아프 등은 ‘아트마켓의 온라인화’를 부추겼고 이를 홍
로 분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우라가 붕괴된 ‘조각투자’는 투자 플랫폼 보하는 언론세례는 디지털 세대인 MZ세대의 관심을 자극했던 것이다. 한편,
의 다변화가 야기한 결과이다. ‘조각투자’는 말그대로 전체 작품이 아닌 부분 흥미로운 문화현상으로 경기문화재단이 신진작가들의 미술판매를 후원하는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