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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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2020년 온라인뷰잉룸으로만 선보인 키아프의 홈페이지 (출처 : 한국화랑협회 홈페이지)  미리 공개한 프리즈서울의 뷰잉룸(courtesy of Frieze)









        를 중심으로 한 영국의 젊은미술가그룹 YBA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파       근성을 높이는 계기이자, 대중성이 떨어지는 국내 작가가 버티기 어려운 상황
        장을 일으키며 탄생한 것이다. 프리즈는 런던의 성공 이후 2012년 뉴욕, 2019  을 초래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시장 규모가 5천억 미만에서 1조대로 껑
        년에는 LA, 2022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프리즈 서울’을 통해 아시아미술의    충 뛴다고 해도 국내작가의 작품비중보다 해외작가에 대한 국내컬렉터의 관
        포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아트바젤은 1970년 바젤의 유명 화랑주들이 결성       심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해 만든 페어로, 독일과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의 지리적 강점 때
        문에 첫해부터 큰 성공을 거뒀다. 홍콩(매년 봄, 2013년 런칭)과 마이애미(매
        년 12월초, 2002년 런칭)까지 그 새를 확장한 아트바젤은 2~3조원 매출을 쉽  아트마켓을 움직이는 변화의 현상들, 그리고 프리즈 이후
        게 달성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페어다. 화랑과 출품작 수준을 엄청나게 관리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12월 초에 여는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뉴욕, 보스     김환기·이우환 작가는 ‘브레이크 없는 미술시장’의 주요 작가들이다. 올해 상
        턴, 시카고의 겨울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을 찾은 부호들의 예술적 기호를       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엔 이들을 포함한 1500억원의 자본이 오갔다. 미
        건드리면서 스위스 바젤에 버금가는 매출 실적을 올린다. 1974년 출범한 프      술시장 불황과 코로나까지 겹친 작년말까지 MZ세대들의 미술품 투자가 새로
        랑스의 FIAC은 매년 약 7만~8만 명이 방문하는 명실상부한 아트페어의 원형     운 아트테크 현상을 만들 것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작가 40억원에
        을 자랑한다. 한동안 주춤했지만 그랑팔레에서 열리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는        해당하는 김환기 ‘붉은 점화’와 시작가 20억원에서 시작하는 이우환의 ‘동풍
        데, 상업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국제적인 페어의 기본 요소임을       (East Winds, 1984)’은 지난해부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총액 1, 2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를 오가는 대작들이다. 이러한 아트테크 열풍에 백화점업계(롯데·신세계·현
                                                        대·갤러리아 등)는 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어느 지점 할 것 없이 전시공간
        키아프는 프리즈와의 공동 개최를 위해 이번 키아프 참가갤러리들에 대한 기        을 마련 중에 있다. 이들은 온, 오프라인 갤러리를 아울러 운영하는데, 송파구
        준을 대폭 상향했다. 과감하게 서울로 온 프리즈 측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은 ‘플렉스 아트(FLEX ART)전’을,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도, 한국미술시장의 가능성을 공동개최 이전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프리즈        본관에서 ‘해피 팝(HAPPY POP)전’을, 여의도에 오픈한 현대더서울은 팝아트
        를 통한 국내 아트페어의 활성화, 해외 갤러리들의 서울 진출은 한국 작가들에      의 대가 ‘앤디워홀의 대규모 회고전’을, 갤러리아백화점은 ‘스튜디오 콘크리트
        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지만, 국내 컬렉터들의 눈을 해외작가에게로 뺐길      (배우 유아인과 젊은 창작가들이 창단한 예술가 그룹)’와 함께 ‘갤러리아 아트
        수 있다는 점에서 양가성을 갖는다. 실제 아크테크의 열풍을 주도한 3,40대들     프로젝트’를 열었거나, 진행한다.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은 다양한 아트 커뮤니티(단톡방와 카페)와 작가의 유투브와 인스타 등 SNS      최근 백화점 전시는 인사동·삼청동·청담동 등 입지 좋은 갤러리보다 청년 작
        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구매에 대한 행태도 즉흥적이다. 안전자산인 기존       가들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과 신진/청년작가들의 구상(스트리트 아트 혹은 팝아트)에 관심
        을 기울이되, 자신이 투자한 작가와 직접 소통하고 다양한 미술이슈에 주목한       프리즈 아트페어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은 국내외 모두에게 한국미술계의
        다. 2021년 하반기 이후 미술시장 전망은 기존 대가들의 유명작품이 주요경      구조와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럼에도 프리즈 서울 이후의 미술
        매를 중심으로 시장을 견인하면서, 포스트 단색화군에 속하는 60-70대 추상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다가올 한
        작가들과 국내외 표현성 있는 구상작가(스트리트 아트 계열 외) 혹은 국내·해      국미술계의 과도기적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어가도록 국제화에 걸 맞는 확실
        외 모두 표현이 간결한 팝아트 작가에 주목할 것이다. 컬렉터들 사이의 교류       한 준비,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민간·
        와 소통이 강조되는 지점에서 프리즈의 한국 진출은 해외작가 작품에 대한 접       기업·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안현정의 전시포커스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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