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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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emtied jumoni, 60cm, acrylic on canvas, 2021






                             2021. 10. 13 – 10. 17 런던사치갤러리 (T.010-9113-4931, 영국 )





         서이 정인숙_Emtied jumoni                           황은 전혀 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술가를 특별한 감성을 받는 대신 평

        2021런던스타트아트                                     범한 삶을 빼앗긴 슬픈 인간”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 그 특별한 감성을 지닌
                                                        예술가가 창조한 작품이 예술의 힘이며 생명력이다.
                                                        “예술은 보고 느끼는 그 자체”라는 로스코 작가의 이 발언도 묘하게도 정인숙
        페어 대표작가 선정                                      의 예술적 이념과 그 결을 같이 한다. 2019년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나의
                                                        심상에서 느껴지는 마음의 울림을 색의 덩어리로 표현한다. 미칠 듯한 정적
                                                        속에서도, 때론 하늘이 찢어질 듯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나는 마치 물이 흐
                                                        르듯 물과 물감과 나의 팔이 하나가 되어, 이 모든 것들을 그저 색으로 나타내
        글 : 김종근 (미술평론가)
                                                        리라.” 하며 그 결연한 의지를 선언했다.
        선과 색면,형태의 심포니 Over there –Jumoni 시리즈                     일관되게 정인숙은 초기작품에서 현재까지 중요하게 선과 면, 그리고 색채로
        잭슨 폴록과 함께 전후 미국의 가장 유명한 추상 표현주의 거장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에 중요한 회화의 도구로 중시했다. 그것은 마치 러시아 구성주의
        “예술은 보고 느끼는 그 자체”라며 "그림은 사람과 교감하여 존재하는 것이며,     양식을 상기시키기도 하지만 구성주의가 거의 기하학적인 선과 면이 중심인
        감상자에 의해 확장되고 성장한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색면으로        것에 비교하면 정인숙은 이들과 명확한 차별성을 드러낸다.
        그냥 온통 덧칠해진 그의 작품 앞에서 무릎을 꿇거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로스코는 이것을 사람들이 그것을 그릴 때 내가 느꼈던 것과 같      작가는 캔버스 위에 선 하나하나, 감정이나 울림에 따라 붓질이 더해지고 겹
        은 종교적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며 지워진다는 반복적인 덧붙이기 작업 방법을 취한다는 점이다. 현상학적
        그림 앞에 서서 그러한 숭고한 감정을 정인숙의 작품에서 경험하는 것은 매우       으로도 더 동양적인 감성과 정신으로 접근하면서 그것은 곧 색채의 덧붙임 이
        흥미로운 일이다. 보통 우리는 외형적인 화폭에서 보이는 석과 색채와 형태만       상으로 소멸과 생성이란 철학적 세계관을 아우르고도 있다. 즉 작가의 그 생
        의 관계만으로 공감을 받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도 쉽지도 않다. 그러나 어떤       성과 소멸의 끊임없는 순환과 반복이 곧 시간의 결과인 이미지가 되어 작품으
        화가가 진정으로 영혼의 모든 것을 꺼내 온전하게 화폭에 쏟아부을 때 그 상       로 탄생 됨을 의미한다. 그러한 이유로 정인숙의 화면과 질감, 텍스 추어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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