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전시가이드 2021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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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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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I. 도시민의 불특정 다수의 집단 초상                          고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과 버스 손잡이에 피곤한 몸을 의탁한 채 퇴
        작가 신흥우는 이러한 만남의 관계 지평과 인간관계가 지닌 딜레마를 자신의        근길에 나서는 사람, 자동차  뒷좌석에서 졸고 있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
        회화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회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불특정 다수의 사      는 사람과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손목시계를 보며 서 있는 사람을
        람’이다. 누군지 확인할 길 없는 집단 초상이다. 그의 회화 속 인물들은 빌딩이    보라. 그들은 혼자이거나 누군가와 함께 있기도 하다. 어떤 이는 홀로 자전거
        즐비하게 서 있고 자동차와 버스 등이 오가는 거리 풍경이거나, 바(Bar)나 레    를 타고 가면서 도로 위 사람들을 구경하고, 또 어떤 이는 레스토랑에 마주 앉
        스토랑 또는 화랑이나 연주회장 같은 곳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개 도시       은 지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민들로 파악된다. 그러니 신흥우가 그리는 인물화는 가히 ‘도시인의 집단 초
        상’이라고 할 만하다. 그의 회화 속 인물들은 서로 아는 사이일까? 실제의 도     도시 속 실내 공간은 어떠한가? 갤러리처럼 보이는 공간 안에는 벽에 걸린 그
        시인들이 그러하듯이, 그들은 대개 서로를 알지 못한다. 공적 공간과 사회적       림을 감상하거나 서로 대화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뿔테 안경을 쓰고 나비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함께 있을 따름이다. 도시의 거리        넥타이를 맨 채, 화면 가운데 있는 사람은 마치 전시의 주인공인 작가처럼 보
        로 쏟아져 나온 군상을 보라. 주머니에 손을 넣고 터덜터덜 걷는 청년, 가방을     인다. 전시를 여는 사람과 전시회를 축하하러 모인 사람들! 또 다른 전시장으
        팔에 걸고 한껏 멋을 부린 채 길을 걷는 여인, 핸드폰으로 통화하면서 길을 걷     로 보이는 공간을 보자. 그곳에는 사람들이 둘러 모여 한 손에 와인 잔을 치
        는 사람, 쇼윈도를 보고 가던 길을 멈춘 여인, 그들은 서로 정해진 자신의 길     켜들고 있다. 전시 오프닝을 막 시작한 듯한 풍경이다. 벽면에 술병이 가득한
        을 가는 노정 속에서 우연히 부딪히는 사람들을 만날 뿐이다. 물론 혹자는 직      바 혹은 프렌치 카페처럼 보이는 실내 공간에 지인들이 삼삼오오 서로 둘러
        장의 동료들 혹은 특정 그룹의 구성원들과 함께 길을 나섰을 수도 있다. 그림      모인 풍경은 또 어떠한가? 하루의 시름을 잊고 반가운 사람들과 이야기 삼매
        속 대개의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느라 바쁘지만, 혹자는 옆 사람들과       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사회의 공적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의도하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듯 바라보기도 하고 논쟁을 벌이는 듯 격렬한 제스처        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집단 초상을 만드는 중이다. 어떤 이들은 영원히 서로
        를 취하기도 하지 않는가?                                  를 모른 채 지나치고, 어떤 이들은 소개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인간관계를
                                                        시작하면서 말이다.
        가로등이 불을 밝힌 도시의 밤길에도 사람들은 북적인다. 버스 안에 자리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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