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1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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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2021. 8. 22 – 9. 2 갤러리마레 (T.051-757-1114, 부산)








         갤러리마레 기획초대전
                                                        는 모든 식물의 잎이나 꽃, 그리고 그 열매가 소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기철 도예전                                         햇빛 쨍쨍한 맑은 하늘 아래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고 간 다음의 연잎 위 영롱
                                                        하게 빛나는 물방울 같은 데서 남다른 감동을 하게 되니 그 신비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 : 김기철 작가노트
                                                        그동안 내가 철저하게 지켜온 우리 전통 기법은 미련스러울 만큼 시류에 뒤
                                                        떨어진 고집일는지도 모르겠다. 현대 문명의 하늘을 찌를듯한 첨단 과학 시대
                                                        에 지극히 비합리적이고 능률이 나지 않는 것을 붙들고 발버둥 치고 있으니
        내가 만드는 도자기의 뿌리라 할까 특징은 자연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은        이런 바보짓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 도자기의 정체성을 지키고 우리
        광대무변한 우주나 대지나 바다 같은 거대한 것이 아니라 땅을 어머니 삼아        것을 세계에 내보이려면 국적 불명의 남의 것을 모방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
        자라난 지극히 사소한 식물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좀 더 구체적으      게 전통의 줄기를 붙잡고 이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도자기를 만들어야 할 것
        로 예를 든다면 길섶에 소리 없이 태어나 꽃 피운 귀여운 제비꽃이나 물가에       이다. 무엇보다도 백의민족의 단순 소박한 정서가 깃들어 있는 백자를 주축으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는 붓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대체로 내가 접하      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을 정설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조선조 500년의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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